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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 기타무라 가오루

서재

by 이정록_06 2021. 5.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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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읽고 싶었다. 재밌는 이야기가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 이 책은 도쿄에 있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코사카이 미야코’의 12개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야코는 직장에서 지루할만큼 잔잔했다. 술을 마시면 사건이 일어나고, 필름이 끊긴다. ‘코사카이’는 술이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뜻이다. 미야코는 술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보면 된다. 직장 동료들과 술 마시면서 생기는 소소한 이야기는 담백했다. 직장인의 애환, 연애, 인간관계를 자연스럽게 풀었고, 즐거웠다.

 

 

미야코가 편집장의 흰 셔츠에 레드 와인을 부었다. 이후, 종업원의 빠른 대처로 흰 셔츠에 생긴 얼룩이 거의 사라졌다. 다음 날, 편집장아내가 그에게 다가가 얼룩진 러닝을 들이댔다. 분명히 흰 셔츠는 얼룩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편집장은 아내가 오해할까 봐 등골이 오싹했다. 이 과정이 뭔가 짧았지만, 쫄깃했다. 다행히 흰 셔츠에도 레드와인의 얼룩이 묻어 있어 무난하게 위기를 넘어갔다. 이후, 미야코는 편집장으로부터 잔소리를 들었다.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술집에서 결혼을 앞둔 사람의 반지를 끼다가 화장실 개수구에 들어갔다. 이 책에서 가장 소름 돋고 무서웠다. 끝내 반지는 찾을 수 없었다. 미야코는 실수인 듯 실수가 아닌 듯한 문언니의 행동을 생각하면서 이 에피소드는 끝났다.

 

 

미야코가 오코조와 썸을 타다 연인이 되었다. 이후, 그들이 결혼하여 알콩달콩 지내는 모습이 제일 재밌었다. 특히, 미야코가 오코조에게 관심이 생길 무렵, 둘은 거하게 술을 마셨다. 이번에도 미야코는 필름이 끊겼다.

 

 

그녀는 오코조에게 뭔가를 줬고, 그것이 ‘자신의 팬티’라고 생각했다. 기겁을 한 미야코는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하고자 오코조에게 연락해 물건을 돌려달라고 했다. 오코조는 그 물건을 그녀의 직장동료에게 전했고, 그 물건은 사무실 그녀의 책상 위에 있었다. 망연자실한 그녀는 책상 앞에 이르렀고, 물건은 바로 ‘프랑스 성 사진’이었다.

 

 

미야코는 맥주, 위스키, 와인, 일본 전통주 등 다양한 술을 마셨다. 지역 고유의 술이 나오는데 어떤 맛일지 궁금했다. 그럼에도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맥주가 계속 생각났다. 맥주 한 캔 마시면서 이책을 읽었어야 했다. 미야코가 술을 술술 마실수록 책장도 술술 넘어갔다.

 

 

사실 책을 읽고 나선 책 제목이 내용을 딱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술’이 들어간 다른 문장으로 제목을 지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라는 문장 자체만으로 참 좋다.

 

 

‘술은 세상을 돌아가게 하는 윤활유지만, 과하면 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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