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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글

오해와 선입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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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어느 월요일 아침이었다.


회사 근처 갓길에 주차한 다음 회사 쪽으로 걷고 있었다. 맞은편 건물 담벼락 앞에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그 강아지를 한동안 바라봤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대충 상황을 파악했다. 출근할 때마다 이곳을 지나쳤는데 갑자기 강아지가 있다는 건 아마 이곳에 버려졌다는 걸로 생각했다.


일요일 저녁, 사람이 없으니까 몰래 강아지를 던져놓고 그렇게 가버린 사람을 증오했고, 저주했다. 그러다가 다시 강아지 쪽으로 시선이 갔다. 강아지의 상태도 좀 좋지 않아 보였다. 눈빛도 뭔가 포기한 듯 마냥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고, 뒷다리가 축 쳐져있었다.



그곳에서 20분 정도 있었다. 어떤 사람이 지나가다 강아지를 보곤 귀여웠는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강아지는 미친듯이 짖어댔다. 그 사람이 머쓱한지 아님 민망했는지 멋쩍은 웃음을 짓곤 이내 지나갔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흘렀다. 여기 더 있을 순 없었다. 일단 출근한 다음, 다시 와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때 음식과 물을 주려고 했다. 오전을 바쁘게 보낸 후, 조금 늦게나마 그곳에 갔다. 이미 그 강아지는 어디론가 가버렸다. 어디로 갔는지, 혹시 차에 부딪혔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로부터 거의 10일 후였다. 비슷한 곳에 녀석이 다시 나타났다. 기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뻔 했다. 이곳 근처에서 돌아다닌 듯했다. 적어도 물과 음식은 내가 책임져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은 몇 분 만에 흐지부지 사라졌다.
담 뒤쪽에 다른 회사 직원이 걸어오디니 녀석 앞에 멈췄다. 뒤에 인기척을 느낀 강아지가 돌아보자마자 꼬리를 미친 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난 강아지와 그 사람을 몇 번 번갈아봤다.



난 자연스럽게 그가 들고 있는 건 사료가 가득 담긴 바가지를 보곤 살짝 허무했다. 그 강아지는 울타리 쳐진 회사에서 키우고 있었다. 바로 옆에 강아지 집도 있었는데 왜 이제야 그걸 알았을까? 그 옆에 밥그릇, 물그릇도 있었다. 그 개자식 아니 강아지의 명품 연기에 당했다. 그 순간, 그 상황에서 당연히 유기견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이것 또한 내 선입견으로부터 시작된 오해였단 사실에 당황했고, 허탈했다. 내가 만들어 낸 선입견과 오해로 주변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그 후로도 그 강아지를 자주 마주쳤다. 근데 이 녀석이 눈만 마주칠 때마다 미친 듯이 짖어댔다. 그저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흥분한 상태로 짖는 게 서운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자길 걱정해줬는데 이따구로 반응을 하니 조금 얄미웠다. 앞으로 녀석을 개자식으로 부르기로 했다.



그래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라. 그만 좀 짖고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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