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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퇴근 후, 고양이와 한 잔 / 진고로호

서재

by 이정록_06 2021. 1. 2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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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만 보고 일본인일 거라 생각했다. 책장을 넘기면서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조금 민망했다. 책을 다 읽은 후, 인스타로 들여다봤는데 본인의 일상보다 고양이 사진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가냘픈 여성은 고양이 5마리와 함께 산다. 이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용욱형님과 미야가 생각이 났다. 책의 저자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두 마리의 고양이가 우연한 기회에,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함께 지내고 있다는 점, 그 누구보다 고양이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는 점, 힘든 것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고양이를 통해 더 많은 즐거움과 감사함을 느끼고 배운다는 점이다.

 

 

5마리 고양이를 간략하게 소개하면 동동, 고로, 코깜, 진고, 호순이 있다. 그 중 가장 예민한 고양이는 호순이다. 생김새도, 성격도 확연하게 다르다. 진고와 호순이가 조금 구별하기 힘들었다. 호순이는 삼색 고양이다. 오른쪽에 살짝 검은 부분이 있다.

 

 

진고는 발과 다리 부분이 특히 하얗다. 그 중 가장 말썽꾸러기는 진고 이다. 벌써 함께한 지 11년이 되었는데 크고 작은 사건이 있었다. 진고는 작가의 이불에 오줌을 싸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방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펜스를 쳐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안방은 항상 닫고 지낸다. 한번 이사하다 진고가 열려있는 문을 박차고 나가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지하실 어두운 곳에서 벌벌 떠는 진고를 보며 무슨 짓을 해도 괜찮으니까 자기 곁에 항상 있어달라고 했다.

 

 

이 다섯 마리가 집사인 작가의 희로애락을 전적으로 담당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작가는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럼에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고양이들과 함께하는 건 그동안 함께한 끈끈한 정과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고양이와 관련된 이야기 이외에 자기 생각을 종종 밝혔다. 작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틈틈이 잠을 줄여가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잠시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보다 그림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사직서를 항상 마음에 품고 다녔다.

 

 

불투명한 미래, 경제적인 문제 등 현실에 타협이 아닌, 순응하여 지내고 있는데 지금은 어찌 되었는지 아주 궁금했다. 또한, 그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서 나온 말을 따라 화가 날 때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 분풀이하고, 분한 일을 당하면 그만큼 자기 자신을 단련한다고 한다.

 

 

타인에게 받은 상처로 조금 더 단단해지기를 말하는데 이 부분이 크게 공감이 되었다. 그녀는 몇 달간 채식주의자로 지내왔었다.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나름 오랫동안 잘 버텨왔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채식주의자로 살아가기엔 힘든 환경을 갖고 있었다. 더구나 이런저런 스트레스로 원형탈모까지 생겨날 정도로 건강이 악화하여 도중에 채식 먹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래도 7개월 동안 지속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고양이들과 좌충우돌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과 그들을 책임지는 집사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책을 볼 때마다 “내가 과연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가득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된다. 즐거움과 행복이 클수록 책임감도 함께 커지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앞으로도 결정하는데 망설일 것 같다. 지금은 슬아 옆에 있는 모리만으로 충분하다. 진짜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으면 더 즐거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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