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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 서재]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서재

by 이정록_06 2022. 2.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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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즈음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드디어 읽었다. 도서관에 대출 예약을 하고 싶어도 대기 인원이 워낙 많아 포기했다. 설 연휴 때, 친구가 빌려줬다.


친구가 무심하게 책 2권을 나에게 건네주며 너 이거 읽고 싶었지? 자 빌려줄게. 친구가 짧게나마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저녁에 치킨 산 보람이 있었다.


책 주인공, 페니는 면접 보기 전, 친구의 조언에 따라 책 한 권(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을 읽고 갔다. 달러구트와 만족스러운 면접을 끝내고 드디어 그녀는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에 입사한다. 백화점은 총 5층이고, 각 층마다 매니저가 있다. 페니는 1층에서 웨더 아줌마와 함께 일하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은 잠들면 잠 속 마을에 들어갔다. 잠을 깨면 그 마을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즉, 그 마을은 늘 새로운 공간이 되었다. 현실 속에 존재하지 않는 상품을 판다. 특히, '꿈'을 파는 곳이 많은데 그중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가장 인기가 많다.


비용은 후불제며, 꿈에서 깬 다음에 느끼는 감정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었다. 다양한 감정은 유리병에 담아 은행에서 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또, 다른 형태에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페니는 은행에서 어떤 사람에게 설렘 한 병을 빼앗겼다.


달러구트는 새로운 인연을 위해,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꿈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꿈을 안내했고, 페니는 진정한 꿈의 의미를 깨닫는다.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현실로 나아가기 위한 꿈을 꾸는 것이다. 또한,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라 준비를 위해 꿈을 꿀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난 꿈을 잘 꾸는 편이다. 상상력이 풍부한지 장르도 다양할 정도로 많은 꿈을 꾸곤 한다. 꿈에서 꾼 내용을 토대로 소설을 쓰면 좋을 소재들도 있었다. 기억을 전혀 하지 못해 아쉬울 따름이다.


친척 집에 가는 길에 길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분명 처음 온 곳인데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언젠가 이곳을 온 적이 있는 듯했지만, 확실하진 않았다. 불현듯 꿈속에서 본 걸 알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 '데자뷔'를 경험했다. 다행스럽게도 누나를 데리고 무사히 친적집에 갈 수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은 연말에 읽으면 참 좋을 듯하다. 읽고 나면 마음 전체에 따스함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문득 생각났다.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은 동심과 낭만이 추가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 에피소드, '익명의 손님께서 당신에게 보낸 꿈'은 감동적이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이 남겨진 사람들의 꿈속에서 재회했을 때, 뭉클했다. 이전의 에피소드는 동심과 재미가 중심이었는데 마지막을 이렇게 하니깐 더 여운이 남았다. 억지 감동이 아니라 담백했고, 자연스러웠다.


감정이 촉촉하게 젖었다가 에필로그 1, 2에서 다시 말라버렸다. 비고 마미어스의 면접에서 비고 마이어스가 왜 대학 졸업을 못했는지, 깔끔한지 알 수 있었고, 스피도의 완벽한 하루는 의도치 않은 행동이었지만, 나름 좋은 결과에 이르렀다. 페니는 스피도에게 필히 고맙다고 해야 한다.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엉뚱한 상상을 하는 재미가 있었다. 비록 전개과정은 뻔하고, 단순했다. 그럼에도 꿈을 많이 꾸는 나에게 이 책은 흥미로웠다. 당분간 계속 생각날 듯하다. 여운이 끝나기 전에 얼른 달러구트 백화점 2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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