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미즈 슈고'가 겪은 일을 형사에게 풀어내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는 선배의 부탁으로 당직 아르바이트를 대신했다. 평소처럼 평온하게 보낼 거로 생각했지만, 병원에 괴한의 등장으로 그의 바람은 산산조각이 났다. 편의점에서 한 여성을 총으로 쏜 다음, 이곳으로 끌고 왔다. 삐에로 가면을 쓴 자는 대뜸 '슈고'에게 부상을 당한 여성을 치료할 것을 협박했다.
공교롭게도 병원장 '다도코로', 간호사 '히가시노', '사사키', 부상자 '마나미', 의사 '슈고'가 병원 안에 갇혔다. 삐에로는 아침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 1층을 폐쇄시키고, 그들을 위층으로 보냈다. '슈고'는 '마나미'를 치료하면서 호감을 느꼈다. 그녀를 무사히 이곳을 빠져 나갈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을 그녀에게 약속했다.
'슈고'는 몇 가지 의심스러웠다. 하필 그때에 '다도코로'가 병원에 있는 점, 삐에로가 원장실에서 뭔가를 찾는 점, 원장이 소극적인 태도로 외부와 연락을 인위적으로 차단한 점이 그러했다. 요양병원인데 최신 수술 장비가 있다는 것과 병실에 있는 환자의 몸에서 출혈과 수술 자국도 이상했다.
'슈고'는 진료차트에서 지금까지 해온 수술을 집도한 의사와 그를 보조한 간호사는 지금 이곳에 갇힌 '다도코로', '히가시노', '사시키'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중에 '사사키'가 등에 칼에 맞아 죽었다. '슈고'와 '마나미'는 강도가 의도적으로 이곳에 왔고, 단순히 돈 때문에 온 것이 아님을 느꼈다.
원장실에 몰래 잠입하다가 비밀 엘리베이터를 발견했고, 그 안에 신장 이식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한 아이가 누워 있었다. 비로소 다도코로 병원의 어두운 면을 밝혀냈다. 이 병원에 있는 환자들은 신원미상이고, 의식불명인 상태였다. 그들이 죽어나간들 문제가 되지 않아 환자들의 장기로 힘 있고, 돈 많은 유명한 사람들에게 불법적으로 수술이 이뤄지고 있었다.
'다도코로'는 모든 사실을 '슈코'와 '마나미'에게 밝혔다. '슈코'는 원장을 포섭하기 위해 거짓으로 앞으로 자신도 '다도코로'와 함께 하기로 했다. 날이 밝을 때까지 비밀 장소에 숨어보려 했으나, 갑자기 삐에로가 등장했다. 1층으로 내려온 그들은 밧줄로 포박당할 순간에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살짝 당황스러웠다.
'슈고'는 강도와 사전에 원장을 속이기 위해 경찰과 연락한 것처럼 꾸몄다. 원장이 수술 명단이 있는 바인더를 확보할 기회를 준 것이다. 원장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술용 메스로 강도의 팔을 아작 내버렸다. 그 순간에 '슈고'는 원장을 들이박아 총을 떨어뜨렸다. 다음 동작을 하려는데 밖에서 던진 최루탄과 전기 충격기를 맞고 의식을 잃어버렸다.
구급대원이 들이닥치고 간신히 의식을 차렸다. 그 공간에서 유일하게 그만 살아남았다. 원장도, 간호사도, 범인도 현장에서 죽었다. '슈고'는 형사에게 '마나미'가 있었다고 말했지만, 그 어디에도 그녀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연기처럼 사라진 '마나미'를 생각하다가 비로소 퍼즐이 맞춰졌다. 그녀는 이 병원의 환자였다. 수술 후, 그녀는 기억을 회복해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사람들에게 복수한 것이다. 재활치료사인 '미야타'를 유혹해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마나미'는 자신의 수술 자국을 숨기기 위해, 자신이 인질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총상을 입은 것이다.
삐에로 가면을 쓴 '미야타'와 공모해 원장과 간호사들을 죽였다. 복수를 성공한 뒤에 '미야타'도 죽이면서,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 그녀는 환자로 되어있기 때문에 아무런 의심 없이 병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슈고'는 '가노모토'의 전화를 끊고 나서 문득 '다도코로'와 수술을 자행한 것을 직감했다. 전에 자신에게 한 말 중에 ‘의사가 모자라...’라고 했었다. '가노모토'도 위험하단 생각에 곧바로 병원으로 찾아갔으나, 이미 그도 싸늘한 시체가 되었다. '슈고'는 그곳을 떠나는 '마나미'를 발견했다.
이 책을 읽는 도중에 ‘가면 산장 살인 사건’이 떠올랐다. 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반전 있는 것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차이점은 이 책은 실제 살인과 감동보다 복수에 초점을 맞췄다.
초중반까지 원장의 억지스럽게 무언가 감추려는 모습과 삐에로가 우연히 이 병원에 온 게 아니라는 것을 일찍 파악했다. 뻔한 의도와 단순한 전개가 보였기에 흥미를 일으킬 만한 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성급한 판단은 책의 끝 부분에서 지워졌다. 앞부분에서 툭툭 던져졌던 떡밥들을 회수하는데 자연스러웠다.
얇지 않은 책을 중간에 쉬지 않고 쭉 읽어나간다면 아마 2시간 만에 정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쉬운 문체와 전개구조라 곰곰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었다. 앞으로 이 작가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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