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온점서재] 골든아워 1 / 이국종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10. 14. 11:00

본문

728x90
반응형

 

골든아워 2권을 읽은 다음에 1권을 읽었다. 앞의 내용과 이어지는 것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1권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이국종 교수가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2권에서 느낀 교수의 무덤덤하고 무미건조한 말투는 1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는 2002년 지도교수의 권유로 외상 외과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치열하게 싸웠으나 척박한 의료 현실에 좌절했다. 이국종 교수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방법으로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 연수를 떠났다.

 

 

그곳에서 외상센터의 표준화, 시스템의 효율성을 통해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을 지켜봤다. 우리나라에 적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자신만 고군분투할 뿐, 아무도 지원과 지지를 해주지 않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중증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각종 수술 장비와 수술비용을 극히 일부만 인정했다. 손실은 고스란히 병원의 부담하는 바람에 중증 외상팀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1권에서 2011년 석해균 선장의 이야기가 핵심이었다.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납치범의 쏜 탄환에 생명이 위태로웠다. 석 선장을 우리나라로 데려오기 위한 노력은 오직 이국종 교수뿐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다른 나라의 ‘닥터헬기’를 통해 환자를 국내로 송환할 수 있었다. 정부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이 교수가 발 벗고 나섰다.

 

 

석 선장의 수술도 평탄치 않았다. 여러 곳에 총상을 입어 장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다. 오직 환자를 살려내겠단 마음만 있었는데 언론에서도 이국종 교수를 왜곡하고 깎아내렸다.

 

 

다행스럽게도 석해균 선장은 무사히 수술을 끝냈고, 순탄하게 회복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최근에 생긴 맛집을 탐방하듯 정치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방문하여 인증사진을 찍어갔다.

 

 

외상센터의 지원 요청에는 일언지하 거절하더니 이럴 때는 전광석화로 방문하는 그들을 보면서 이국종 교수가 충분히 느낄 만한 분노와 짜증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왔다.

석해균 선장의 수술 성공으로 중증 외상에 관한 관심이 높았다. 중증 외상 시스템의 필요성의 목소리가 커졌지만, 결국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중증외상 센터 설립 사업 선정에서 탈락할 때마다 찢어질 듯 답답함을 느꼈다.

 

 

“환자의 죽음과 보호자들이 쏟는 눈물은 아무리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내 환자들이 숨을 거둘 때 나 또한 살이 베어 나가듯 쓰렸고, 보호자들의 울음은 귓가에 잔향처럼 남았다.”

“사람을 살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분투”은 직업 정신과 책임감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문장이었다.

 

 

다른 후기들을 읽으면서 공감한 부분이 있었다. 이국종 교수와 흡사 이순신 장군 같은 면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비슷한 부분을 억지로 맞추긴 했다만,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 이미 망가져 있음에도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죽기 살기로 온 힘을 다하는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또한, 의료용(살상용) 칼과 헬기(배)로 국민(백성)의 안전을 지킨다는 점도 비슷했다.

 

 

책을 읽기 전까지 중증환자를 실은 헬기 안의 모습은 전혀 그려낼 수가 없었다. 단지, 신속하고 안전하게 환자를 수송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병원까지 가는 동안에 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처절하게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비로소 알게 되자, 가슴이 뜨거울 정도로 감사했다.

 

 

중증 환자를 살려내기 위해 최신 장비를 사고 추가 인원을 충원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이것도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건가?

 

 

“떨어지는 칼날은 잡지 않는 법이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칼날을 놓지 않았다. 달걀로 바위 치는 식이지만, 그들이 있음에 오늘도 우리는 무사히 하루를 보낸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