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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나는 런던에서 사람 책을 읽는다 / 김수정

서재/에세이

by 이정록_06 2020. 10. 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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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유아인 씨가 출연했다. 프로그램을 본 적은 없지만, SNS에서 눈치 빠른 시청자가 그의 서재에 있는 책을 소개한 것을 봤다. 배우 유아인 씨는 생각이 깊고 언변이 좋아 과연 어떤 책을 읽는지 궁금했다. 그중에 ‘나는 런던에서 사람을 읽는다.’를 도서관에서 대출했다.

 

 

이 책은 ‘리빙 라이브러리’ 즉, 살아있는 도서관은 책이 아닌 사람을 선택해 30분 동안 대화할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너도 내 입장이 되어 볼게’로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 고정관념을 깨자는 의도다. 돈은 절대로 받지 않는다는 조건이 있다.

 

 

책에 총 14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어린 미혼모 크리스틴 리스, 제 2의 인생을 떠난 진 클락, 장학사 스테판 피셔, 동성연애 결혼을 꿈꾸는 키아라 할번, 우울증 환자 조안 윈, 여자 소방관 세레나 바나시, 신체 기증인 로버트 아쉬톤, 정신병 환자 가족 로버트 아쉬톤, 휴머니스트 한나 스틴슨, 혼혈인 사미어 제라지, 채식주의자 하나 바터쉘, 정신분열증 환자 존 레이크, 사립학교 졸업생 알렉스 저마니스, 트랜스젠더 캐리 와이브라우가 있다.

 

 

나이, 종교, 성별, 직업, 가치관, 신념 등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을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 타인의 불편한 시선에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뚝심, 평범하지 않은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 전할 수 있는 용기가 그러했다.

 

 

사람은 어느 정도의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있다. 각자 경험과 지식에서 쌓은 것들이 단단해져 자신의 원칙과 기준이 된다. 자칫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적당함을 넘어 타인을 함부로 평가하여 서로 충돌한다. 결국, 차별과 비난은 갈등과 증오를 낳는다. 그것들이 굳어지기 전에 이 책을 접했기 때문에 다행이었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자서전 형식으로 내 인생을 한번 써보는 거예요. 제목도 벌써 지어놨어요. ‘그리고 나서야 뭔가 일어났다.’라고”

 

“왜 죽는 걸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내죠? 나는 죽는 그 순간까지 도전하면서 살 거에요.”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삶은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삶이니까요. 저에게 있어 그 어떤 흔적을 남기지 못하는 삶이란 가장 절망적인 삶이니까요.”

 

“어차피 내가 지니고 갈 짐은 나의 것이고, 내 인생도 나의 것이에요. 누구에게 잠시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위로받을 수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에 그 짐의 중량은 내가 안고 가야 합니다.”

 

“진심으로 매 순간순간 감사하는 것. 그리고 현실에 소홀하지 않는 것. 꿈꾸기를 포기하려고 애썼지만, 어쩔 수 없이 늘 새로운 꿈을 꿀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의 끝 부분에 에필로그로 ‘돈 없이 살기’ 프로젝트가 있다. ‘마크 보일’은 지구 온난화 속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더 나아가 물질만능주의에서 특히 ‘돈’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취지도 함께 했다.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사람은 영국 소머셋 지역에 카라반에서 지내고 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자신이 어떻게 사는지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것이 중요했다. 반응은 썩 좋진 않았다. 날카로운 비난이 그를 힘들게 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고 있다.

 

 

책을 읽고 난 후,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만으로도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의 처지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들은 사회 곳곳에, 우리 마음속에 있는 편견과 선입견을 각자의 방식으로 슬기롭게 이겨내고 있었다.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지 않고, 오히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자.

 

 

이 책의 리뷰를 책에서 읽은 문장으로 끝내고 싶다.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존중하고, 한 사람, 한 개인의 의사와 결정을 존중할 때 우리 사회는 훨씬 긍정적인 사회가 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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