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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1.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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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가 읽고 있는 책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내가 읽고 있었다. 오랜만에 추리소설이 아닌 ‘연애’가 주제로 한 책이라 내심 기대했다. 목차를 건너뛰고 바로 첫 이야기를 읽고 난 다음, ‘단편 소설이구나‘라고 생각했다. 두 번째 이야기는 전과 상관없는 등장인물들이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고 몇 줄 읽자마자 잠시 멈췄다. 단편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등장한 사람들 덕분에 알게 되었다. 일종의 ’반전‘이 아닐까? 놀라움과 안도감이 교차했다.

 

 

7편 이야기에 항상 등장하는 곳은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이다. 이곳에서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났다. 고타는 결혼을 약속한 미유키를 속이고 모모미와 은밀한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왔다가 하필이면 곤돌라 안에서 미유키를 만났다. 설상가상으로 모모미와 미유키는 고등학교 동창이었다.

 

 

반갑게 인사했지만, 미유키의 남자친구 사진을 본 순간 그 곤돌라 안은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말았다. 쓰키무라 하루키와 마호는 사내연애를 몰래 했다. 그것도 모르고 히다는 마호를 좋아하고 있었다. 고백은 하지 않았지만, 마호에게 여행 가자고 할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는 바람둥이인 미즈키가 지속해서 마호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는 것에 걱정했다. 이미 미즈키에게 여자친구 아키나가 있었다. 결국, 히다를 제외한 사람들이 하루키와 마호가 곧 결혼할 거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미유키가 고타와 그런 일이 있고 난 후, 이직했다. 하필이면 곤도가 있는 직장이었다.

 

 

금사빠인 히다는 미유키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쓰키무라 커플, 미즈키 커플의 도움을 받았다. 사토자와에서 프로포즈 작전은 이론상 완벽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진행되었다. 고타가 등장하기 전까지. 히다를 제쳐놓고 갑자기 이곳에 등장한 고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미유키에게 뜬금없이 히다가 해야 할 프로포즈를 해버렸다. 이에 미유키는 승낙했다. 히다는 그들의 앞날을 축복해주는 것처럼 열심히 손뼉 쳤다.

 

 

첫 이야기에 등장한 모모미가 등장했다. 미유키가 알려 준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에서 주최한 미팅에서 미즈키와 히다를 만났다. 그녀는 미즈키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왠지 그는 모모미와 같이 온 야요이에게 관심이 있는 듯했다. 알고 보니 미즈키는 히다가 모모미와 잘 되길 뒤에서 밀어주고 있었다.

 

 

동시에 야요이를 끊임없이 유혹했다. 결국, 결정전에서 모모미는 히다의 청을 거절했다. 이렇게 끝나는 줄 알았는데 미즈키가 준 식사권 때문에 그들은 다시 만났다.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있는 히다를 보고 모모미는 급 호감이 생겼다.

지금까지 흐름과 달리 쓰키무라 커플의 이야기가 나왔다.

 

 

결혼한 그들은 마호의 부모님과 함께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을 찾았다. 마호의 아버지는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을 경멸했다. 동시에 스키를 찬양했다. 스노보드를 즐겨 타는 것을 감춘 하루키는 장인어른의 압박 속에 스키를 배워나갔다. 장인어른이 좀더 스노보드를 관대하게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스키장에 미리 섭외한 스탭의 도움을 받았다.

 

 

그 사람은 일전에 고타가 미유키를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 네즈였다. 스키와 스노보드를 워낙 잘 타는 모습에 망연자실한 마호의 아버지를 보니 하루키는 끝내 자신이 스노보드를 탄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고, 오히려 앞으로 장인어른과 재밌게 스키를 탈 수 있도록 열심히 배우겠다면서 이야기는 끝났다.

 

 

모모미가 재등장했다. 히다와의 관계가 발전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더뎠다. 모모미는 갈수록 지쳐갔다. 히다의 동료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모모미와 함께 다시 찾은 사토자와 온천 스키장. 이곳에서 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프로포즈 대작전 리벤지’라는 이번 이야기 제목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히다의 프로포즈가 될 거로 생각했는데 마지막에 또 반전이 있었다. 바로 미즈키가 아키나에게 프로포즈를 한 것이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하고 있었다. 사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히다의 동료는 미즈키가 더는 바람둥이 짓을 하지 않고 아키나와 결혼하기를 바랐다.

 

 

미즈키는 방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야요이와의 하룻밤을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방문을 열자 아키나가 있어 매우 놀랐지만, 가까스로 마음을 잡고 갑자기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다. 그의 처세술에 또 한번 감탄을.

 

 

마지막 이야기는 모모미와 히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조금씩 둘의 관계는 좋아졌다. 히다는 다소 답답하고 센스가 부족하지만, 콕 집어서 말한 것들은 잘 하는 것을 발견한 모모미는 만족했다. 드디어 모모미는 과거의 아픔을 잊고, 히다는 번번히 퇴짜 맞다가 비로소 좋은 짝을 만나나 싶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또 얼마가지 못 했다.

 

 

하필이면 히다를 포함한 그의 동료, 모모미가 타고 있는 그 곤돌라에 고타와 미유키가 있었다. 좁은 공간에서 고타는 미유키와 왜 헤어졌는지를 열심히 말하고 있었다. 오로지 모모미의 잘못으로 떠넘기고 있었다. 진실은 그게 아니었지만, 히다와 만남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그런 모욕을 당하기도 참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도저히 참기 힘들어 곤돌라가 도착하고는 히다에게 ‘안녕’ 이라고 말한 뒤, 문 앞에서 얼굴을 드러내며 첫 이야기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으며 이야기는 끝났다.

 

 

이 책의 특징은 자세하게 묘사하는 것보다 빠른 전개로 풀어냈다. 작가가 결말을 확실하게 정하지 않고 오히려 독자의 상상에 맡긴 것은 더 좋았다. 천천히 곱씹어 볼 수 있고, 뭔가 오래 생각이 나게끔 한 작가의 의도는 적중했다. 뻔한 이야기가 될 것처럼 하다가 마지막에 살짝 꼬아서 ‘반전’을 준 것도 재미가 있었다.

 

 

‘연애의 행방’은 ‘눈보라 체이스’보다 지루할 수도 있을 법했는데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많은 등장인물의 특징을 잘 살려냈고, 속도감 있는 전개과정으로 지루할 틈이 없었고, 뿌려져 있는 이야기를 잘 엮어 재밌게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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