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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100℃ / 최규석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3.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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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해주는 앱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다. 과학과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우리나라의 슬픔과 아픔 그리고 자랑스러움이 묻어나는 ‘6월 민주 항쟁’의 이야기인 것을 알고 나서 솟구치는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는 역사적인 사건을 암기 위주로 얇게 훑어 지나가는 식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좀 더 깊게 알고 싶었다.

 

광주에서 일어난 민주항쟁을 빨갱이들의 소행으로 일어난 폭도라고 세뇌당한 어린 영호는 8학번 대학생이 되면서 지금껏 믿어온 것들이 거짓과 왜곡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투쟁하는 친구들과 함께할 것인가,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참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결국, 영호는 독재정권에 맞서기로 했다.


영호가 데모하다가 경찰들에게 잡혔단 소식을 들은 영호 어머니는 근심이 가득했다. 어릴 적 한국전쟁 때, 그녀의 어머니가 억울하게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해 그 충격으로 평생을 사셨다.


행여 아들도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한 여성의 등장으로 용기로 변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87년 5월 18일 명동성당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진상이 조작되었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경찰의 감시를 피해 향린교회에서 10여 명이 모여 발기인대회와 결성대회를 진행했다. 민주 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는 야당과 부문별 모든 재야 민주화운동단체, 종교계가 연합한 광복 이후의 가장 큰 조직이었다.


6·10 국민대회 행동강령은 오후 6시에 애국가를 제창 후, 자동차는 경적을 울리고 전국 사찰, 성당, 교회는 타종하고 국민은 만세삼창을 하거나 제자리에서 11분간 묵념을 담겨있었다.


또한, 전 국민은 비폭력, 언행을 거부하고 연행되더라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평화적으로 참여하라고 당부했다.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갔는데 그 중 대학생인 이한열 열사는 최루탄에 맞고 사망했다.

 

한 사람의 열 발자국보다 열 사람의 한 발자국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호헌철폐와 직선제로 대한민국은 광복 이후 독재정권으로 엇나간 민주주의를 국민 스스로 힘으로 정립했다.


어릴 적에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이 있는 영호의 부모님께서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이 아팠지만, 대단해 보였다.


비록 택시 운전사가 적극 영호의 아버지의 손을 잡고 경적을 울렸지만, 분명히 아버지의 마음속에 변화와 울림이 있었을 것이다.

 

영호의 형도 직접 거리로 뛰쳐나가 운동에 동참하진 못했다. 그들은 변절자나 위선자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회피나 방관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적어도 그는 멀리서라도 독재정권을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지지했을 거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함께 슬퍼하고 분노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의 의지와 노력 그리고 염원이 한데 모여 100℃가 될 수 있었다. 끓을 수 있는 온도가 되기까지 얼마나 피, 땀, 눈물을 흘렸을지... 


새옹지마처럼 비극적인 사건 뒤에 감동적이고 자랑스러운 순간이 함께했다. 그 중심에 항상 정의로운 국민이 있었다. 민주항쟁의 이야기가 끝나면 번외로 우리가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있었다.


조잡하고 장황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글이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핵심적인 단어인 ‘정당성’이 눈을 사로잡았다. 정치는 정당성을 기반으로 할 것이며, 우리는 지속해서 관심과 공부 그리고 참여를 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느끼면서 이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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