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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 서재] 명량 해녀 / 김은주

서재/에세이

by 이정록_06 2021. 3.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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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새 코너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해녀”와 “제주”를 더욱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읽게 되었다. 책의 저자는 서울에서 공예디자이너였다. 틈틈이 스킨스쿠버를 하기 위해 제주를 들렀다가 우연한 계기로 강아지에 물리는 바람에 제주에 1달간 머물면서 아예 이곳으로 정착할 것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1년간 살아보다가 이후 지금까지 제주에 살고 있다. 서울에서 일구어 온 것을 모두 내려놓고 막상 제주에 내려오니 막막했다. 남편의 권유로 해녀 학교를 다니면서 인식의 전환이 일어났다. 유일하게 제주와 서귀포의 해녀 학교를 졸업하고 “인턴해녀”를 하면서 그곳에 있는 해녀 삼촌들의 배려와 존중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적응해나갔다.

 

 

제주해녀로서의 생활 이외에 다른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특히, 물질도구를 알 수 있는데 미역용 낫과 오리발은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것보다 작았다. 태왁은 해녀가 물 위에서 몸을 의지할 수 있고, 이동할 때 사용하는 도구이다. 그리고 해산물을 담아두는 그물이 함께 있기도 한다.

 

 

해녀들에게서 돌문어, 홍해삼, 전복이 인기가 많다. 돌문어는 눈알이 노랗고 지능이 높아서 잡기가 힘들다고 했다. 전복은 위험해서 절대 손으로 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돌고래가 지나갈 때 물고기를 잡아먹으면서 피가 나면 뒤이어 상어가 나타날 수 있고 돌고래와 부딪힐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성게는 수심 3~5m 내에서 작업이 이뤄지고 바위틈이나 돌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성게의 가시에 손톱에 찔리면 정말 고통스럽고 가시가 박히는 경우가 있는데 민간요법으로 소변을 박혀있는 곳에 뿌리면 가시가 녹거나 스르르 빠진다고 했다. 미역을 따면서 봄이 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자신이 사는 공천 포에서 해녀 활동을 하는데 10명 남짓한 고령의 선배들이 있다. 육지에서는 걷기에도 불편해 보이지만, 물속에서는 정말 인어처럼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습과 초롱초롱한 눈빛을 글로 설명해서 과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 속에 있는 사진을 보니 그 말이 맞았다.

 

 

쉰 살이 된 저자는 이곳에서는 어른들에게 귀여움을 받는 막내인데 웃기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아쉬웠다. 20년 만에 애기해녀가 새로 들어왔는데 이러다간 “해녀”라는 것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일본과 함께 유네스코에 무형문화재로 올렸는데 앞으로 여러모로 많은 걱정이 되었다.

 

 

책의 저자는 글을 읽으면서 조금 선입견이 생겼다. 반복되는 말과 부풀어서 이야기하는 듯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중간에 저자가 담겨 있는 사진을 보면 내가 틀렸다고 생각했다. 사진 속에선 해맑게 해녀복과 함께 있는 그녀의 모습은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선배보다 일찍 출근해서 먼저 청소하고 수경에 김 서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쑥을 자기 집 밭에 심어서 나눠주기도 하고 봉사활동과 재능기부를 하고 일본 해녀를 알아보고자 직접 일본에 다녀오기도 하는 모습에 오해가 눈 녹듯이 사라졌다. 또한, 정말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순간의 찰나에 느끼는 바가 다르고 배움과 배려의 자세가 있는 저자는 아름다웠다. 열정적인 모습과 도전하는 자세는 고스란히 담아가고 싶다. 제주의 아름다운 느낌보다 해녀로 사는 생활과 긍지를 엿볼 수 있어서 신선했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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