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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죽는게 뭐라고 / 사노 요코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1.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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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암 투병을 하는 작가가 '죽음'에 대해 담아놓은 책이다. 그 어떤 누구보다, 심지어 의사보다 죽음에 초연하게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엇다. 의사에게 앞으로 남은 시간을 묻는 것은 살고자 하는 욕망보다 오히려 죽음을 기다리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 차분하고 침착했다. “내가 죽고 내 세계가 죽어도 소란은 피우지 말길”라는 것에서 이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작가는 어릴 때부터 죽음의 간접경험을 많이 겪었다. 여섯 형제 중에 셋이 그녀의 유년기 시절에 죽었다. 20살 때, “돈과 목숨을 아끼지 말라”고 요코에게 가르쳤던 그녀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고통이 가득한 경험을 통해 그녀는 죽음은 무서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생에서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남들보다 일찍 깨달았을 것이다.

 

 

 

책을 읽은 뒤에 나도 '죽음'에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직 “'죽음”'은 멀게만 느껴졌다. 나와 직접적인 죽음은 겪어보진 않았지만, 친구의 부모님,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작은 외삼촌의 죽음으로 간접 경험을 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죽음은 어둡고 슬프고 힘든 개념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生死” 중 生에 중점을 둔다. 生에 과한 집착을 한다면,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려고 했던 것처럼 자신을 잃어버리고 비참해질 것이다. 당연한 소리이나. 死가 있기 때문에 삶의 유한성의 테두리 안에서 더욱 빛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죽음도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경건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늙은 요코는 이미 2번의 이혼, 이미 암 선고를 받았다. 여전히 불확실한 자신의 미래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프리랜서로서 일하고 있었다. 어려운 고난은 그녀를 더욱 강인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자신이 죽고 난 후, 처리해야 할 것은 확실히 해놓은 상태였다. 의사와의 대화에도 조급하지 않고 정말 여유가 있었다. 만약에 내가 요코라면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아마 할 수 없을 것이다.

 

 

책 속에 환자 요코와 의사 히라이의 대화를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2.5인칭이라고 설명을 하는데 지극히 공감되었다. 1인칭은 나와 관련이 없으니까 해당이 안 된다. 2인칭은 나의 죽음에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것도 나와 관련이 없으므로 제외된다. 3인칭은 그래도 환자와의 관계가 있으니까 그, 그녀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다. 유쾌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았다. 지루할 것 같으면서도 쉽게 풀어나가는 것이 좋았다. 읽으면서 그동안 우리가 느껴보지 못한 것에 대해 생각을 차분히 할 수 있었다. 나 역시 그랬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된 사노 요코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이 책에 담겨 있어서 의미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을 빌리면서 그 옆에 있던 “사는 게 뭐라고”라는 책이 있었는데 그것도 읽어봐야겠다. 그 책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을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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