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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쌍년의 미학 / 민서영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1.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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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대여해 온 책 중 눈에 띄는 책이 있었다. ‘쌍년의 미학’이란 제목을 보자 대충 어떤 태도로 임할지 알 것 같았다. 가볍게 책을 훑어보니 만화로 되어있어서 금방 읽을 수 있기에 천천히 읽어보기로 했다.

 

 

일단 이 책을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 내가 기특했다. 온통 남성을 비난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읽는 내내 불편하고 불쾌한 내용이 연이어 나왔다. 연거푸 남성의 성기를 ‘X’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는데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듯 남성을 비하하고 비아냥거리는게 별로였지만, 사회로부터, 남성으로부터, 같은 여성으로부터 차별받는 여성의 문제점만 정확하고 공정하게 쓰려는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태도와 표현은 별로였다.

 

 

성차별,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사이다 발언, 팩트 폭행, 솔직함을 내세우는 것은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지 못했다. 작가의 일화로 새벽에 햄버거를 먹기 위해 집을 나와 패스트 푸드점까지 가는 과정이 무슨 호러 무비처럼 공포와 긴장으로 가득했다.  그저 자신을 마주친 남성을 귀신보다 더 무섭다고 말한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우리나라의 페미니스트에 대한 생각이 다양하다. 작가는 페미가 변질하였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이 작가는 지적할 게 많다고 한다. 그 중 ‘과격하다’는 말이 가장 이해가 안 된다는 주장을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뉴스에서 보면 혜화역에 모인 과격한 페미니스트들은 타인을 깎아내리고 존재를 부정하는 태도를 유지한 채 그들의 목소리를 과격하게 내고 있다.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남성은 꾸미지 않아도, 어느 정도 살이 쪄도 용인되지만, 여성은 죽어라 다이어트를 하고 온갖 모진 소리를 들으며 꾸며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을 비판하는 것을 공감하고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보다 그런 인식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딱 짚어내며 비판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이중 잣대로 기준을 잡고 있는 건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돕고 싶다면, 좀 닥치고 있기를 바란다. 여성의 입을 막지 말고, 여성의 앞길을 막지 말고, 여성의 인생을 막지 마라. 돕겠답시고 나대지 마라.’ 이건 오직 작가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으면 한다. 대단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정녕 무관심과 방관만이 정답이란 것인가?

 

 

한편으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신체적인 차이, 권력의 힘과 감당하기 힘든 시선, 기준 그리고 잣대가 여성을 억압하여 절벽까지 몰고 갔다. 더는 갈 곳이 없으니까 이렇게 신랄하고 날카롭게 비판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혹시 삐딱한 고정관념으로 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들은 또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미 3쇄를 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읽고 작성한 리뷰는 나와는 다른 긍정적인 평가들이 가득했다. 나와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을 찾기 드물었다. 아무래도 읽은 독자가 주로 여성인 듯했다.

 

 

이런 글을 쓴 작가가 너무 궁금했다. 이 책의 겉표지는 그녀를 그려낸 것으로 보였다. 아주 예쁜 소녀가 눈을 감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게 책 내용은 거침없는 표현이 가득해 조금 당황했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작가의 마침표가 아닌 질문으로 끝났다. 여성을 위한 소설과 에세이의 궁극적인 목적은 차별을 극복하고 차이를 존중하여 갈등을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이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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