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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 서재] 달팽이 식당 / 오가와 이토

서재

by 이정록_06 2021. 3.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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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2주일 동안 읽느라 도서관에 반납하지 못했다. 책을 생각할 때마다 부끄러워진다. “달팽이 식당”은 천천히, 잔잔하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주인공인 링고는 사랑하는 인도 남성과 동거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는 링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돈과 살림살이를 전부 가지고 사라졌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남긴 음식만이 전부였다. 그 충격에 그녀는 말을 잃고 어쩔 수 없이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엄마와 그렇게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일단 그곳에서 지내야만 했다. 곧, 그녀는 엄마의 지원을 조금 받아 창고를 고쳐 식당을 개업했다. 1일 1주문만 받으며, 식당을 이용하는 사람의 특성과 취향을 알기 위해 인터뷰를 했다. 그에 맞는 음식을 만드는 조금 특이한 식당이다.

 

 

링고의 식당을 꾸미는데 구마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실내장식, 신선한 재료, 이동수단이 될 작은 오토바이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구마가 없었다면 링고는 식당을 열기도 전에 포기했을 것이다. 링고는 식당의 첫 번째 고객으로 구마를 위한 음식을 만들었다.

 

 

구마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여성과 결혼을 했다. 그녀는 조용한 시골보다 화려한 도시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면서 둘 사이에 태어난 딸과 함께 돌연 사라졌다. 링고가 만든 카레를 먹고 구마는 옛날에 그녀가 해준 카레가 기억난다며 만족하면서 먹었다.

 

 

풋풋한 사랑을 하는 학생을 위한 특별한 음식과 그들이 안심하고 편하게 데이트를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준 것,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서 줄곧 상복을 입고 있는 할머니를 위해 위로와 용기를 주는 음식을 만들며 할머니는 그것을 먹고 힘을 얻는 모습, 맞선에 나온 남녀를 위한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 서로 이어주게 하는 모습, 식음을 전폐하는 작은 토끼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교감을 통해 결국 토끼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모습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달팽이 식당은 사람들을 어루만져 주는 동시에 링고를 아픈 상처가 아물어 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어느 날, 링고의 엄마가 주최하는 파티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링고는 참석하기 싫었지만, 드물게 복어요리를 먹을 수 있기에 할 수 없이 파티에 함께했다. 그곳에서 그녀의 엄마가 처녀라는 사실을 들었다. 엄마는 첫 사랑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남자는 돌연 잠적했다.

 

 

엄마는 그를 잊지 못하고 지금까지 혼자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암에 걸린 엄마는 병원에서 우연히 그를 만났다. 그 남자도 여전히 엄마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늦었지만, 다시 사랑을 이어가기로 하고 결혼까지 했다. 결혼식은 둘만 간소하게 올렸고, 동네파티를 주최하는데 음식을 링고가 하기로 했다. 엄마는 오랫동안 애지중지 키우던 돼지로 음식을 만들기를 원했다.

 

 

결국, 링고도 그동안 정든 돼지를 직접 도살하여 부위별에 맞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이후, 엄마도, 돼지가 없는 집에서 우울하게 홀로 지내는 링고는 부엉이 시계 안에 있는 엄마의 편지를 읽고 다시 기운을 차려 달팽이 식당을 운영하면서 이 책은 끝이 났다.

 

 

아름다운 시골에서 재배하는 신선한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침이 넘어갈 정도로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좋았다. 외국 음식을 괄호로 상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처음보다 갈수록 링고가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모습과 풀어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마침내 엄마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모습에서 그냥 우리 부모님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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