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이리저리 책을 구경하다가 신간 코너에서 ‘아무튼’ 시리즈의 책 한 권을 발견했다. 그 책이 바로 ‘아무튼, 목욕탕’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해 후다닥 집으로 가져왔다. 대출한 책 중 가장 먼저 읽었다.
‘아무튼, 목욕탕’은 아무튼 시리즈 중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이다. 작가는 찜질방은 가지 않고, 오로지 집에서 5분 거리인 목욕탕에 간다. 출입문과 사우나 실 사이의 좌식 샤워 자리가 명당이라고 한다.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 원정 목욕을 다니기도 한다.
목욕탕 버킷 리스트
[인제 필레 GE온천]
[제주 한림 공동탕]
[일본 마쓰야마 도고온센 본간 대욕장]
[아산 신정관 온천탕]
[제주 포토호텔 한실 욕실]
작가는 ‘목욕탕’에서 행복과 위안을 느끼고, 재충전한다. 직장과 집이 아닌 ‘목욕탕’에서 비로소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자신에게 가장 편안한 곳이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나도 한때 ‘목욕탕’이 가장 즐거운 장소였다. 고등학교 때, 평일에 학교-집-도서관의 반복이었다. 그나마 토요일 저녁에 친구들과 목욕탕에서 갖는 시간이 행복했고, 즐거웠다. 그때 나에게 ‘목욕탕’은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뚫어주는 한 줄기의 빛 같은 곳이었다.
그 후, 성인이 되어서도 아무나 목욕탕에 가지 않았다. 어릴 때부터 함께 목욕탕 간 친구들이 내 유일한 목욕탕 파트너이다. 일종의 선택받은 자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힘든 시기를 목욕탕에서 영혼을 때를 벗기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면서 극복했다. 목욕 바구니를 들고 목욕탕에 갈 때, 그 큰 행복이 고스란히 나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목욕탕에 온탕에 있는 것처럼 따스하고 편했다.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을 잘 녹여냈다.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께서 외삼촌이 운영하는 사우나에서 일했고, 남편의 시댁이 동네 목욕탕을 운영했다. 작가와 목욕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듯하다.
이 책을 읽고, 갑자기 목욕탕에 가고 싶었다. 온탕 속에 아무 생각하지 않고 멍 때리면 얼마나 좋을까? 마지막에 세신사에게 내 몸을 맡겨 묵은 때를 완전히 벗겨 내고 싶다. 지금 당장 코로나19로 갈 수 없지만, 상황이 조금 나아질 때, 꼭 목욕탕에서 이 두 가지는 꼭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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