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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기도의 막이 내릴 때 / 히가시노 게이고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7. 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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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기 전에 미리 도서 검색하다가 이 책이 도서 대출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착하자마자 책이 진열된 곳으로 가서 얼른 챙겼다.


오랜만에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 제법 두꺼웠지만, 술술 읽을 수 있어서 부담스럽진 않았다. 읽기 전에, 뒤쪽을 보니 ‘가가 형사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이라고 했다. 웬만큼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읽었지만, 도저히 그 형사가 나온 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초반부는 센다이의 아키우 온천지에서 여관을 운영한 ‘미야모토 야스요’의 회상으로 이야기는 시작했다. 지인의 추천 덕분에 ‘다지마 유리코’가 그녀의 여관에서 일했다. 유리코는 15년 동안 그곳에서 지냈다.


어느 날, 갑자기 유리코가 보이지 않자, 야스요는 그녀의 집까지 찾아갔다. 이미 그녀는 죽어있었다. 이곳에서 그녀와 만남을 가져온 ‘와타베’를 통해 도쿄에 있는 아들에게 연락했다. 그가 바로 ‘가가 형사’였다.

 

그렇게 또 10년이 흘렀고,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오시타니 미치코'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하천 둔치에 있는 오두막이 화재가 발생했고, 노숙자가 불에 탄 채로 죽어있었다.


'마쓰미야 형사'는 두 사건이 뭔가 연관성이 있는 듯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담아듣지 않았다. 마쓰미야는 동료 사카가미와 함께 미치코가 생전 살았던 '시가현'으로 향했다.


탐문 수사하다가 그녀의 직장인 요양원까지 갔다. 동료 직원의 말로 이곳에 입원한 환자 중에 미치코 친구의 어머니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마쓰미야는 직감으로 아사이와 미치코는 관련 있을 거라 느꼈다. 아사이는 마쓰미야이 질문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사건이 점점 미궁에 빠지자 마쓰미야는 한 남자에게 하소연했다. 그가 바로 ‘가가 형사’였다. 둘은 사촌지간이다. 미치코가 도쿄에 와서 만난 사람은 '히로미'였다.


히로미는 가가 형사와 아는 사이였다. 그녀의 부탁으로 일전에 가가 형사가 아역 배우에게 검도를 가르쳐 준 적이 있었다. 무대 연출자가 된 그녀는 현재 메이지 극장에서 성황리에 연극을 연출하고 있었다.


마쓰미야는 가가 형사가 던진 말을 새겨듣고 수사를 진행했다. 오두막의 시체의 DNA와 미치코의 시체가 있는 아파트에서 발견한 지문이 일치했다. 그 아파트에 산 고시카와 무쓰오의 달력에 적혀 있는 내용이 과거 가가의 어머니 유품에서도 발견했다. 달력 속에 적힌 것은 월별마다 다른 ‘다리 이름’이 적혀있었다.


‘다리 씻기’라는 유명한 행사가 있었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서 받은 사진 중에서 히로미를 찾았다. 이때부터 가가 형사는 적극 이 사건에 관여했다. ‘고시카와 무쓰오’와 ‘와타베 순이치’는 동일 인물일 거라 확신했다.

 

‘가가 형사’는 집을 떠난 이후로 어머니와 가깝게 지낸 ‘와타베 순이치’를 찾고 싶었다. 심지어 부서까지 옮기면서 그의 행방을 찾으려 했다.


친척들은 어머니를 이유 없이 싫어했으나, 아버지는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외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 급격히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았다. 심각한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혹시나 자신이 아들을 해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어머니는 집을 떠났다.

 

‘가가형사’는 어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와타베가 어떻게 자신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졌다. 전에 잡지사에 가서 자신의 주소를 받은 사람과 출판사가 적힌 목록을 받아왔다.

 

마쓰미야와 가가 형사는 히로미의 주변 인물을 찾아다녔다. 학창 시절 친구들로부터 그녀의 어릴 적 이야기와 히로미를 잘 챙겨줬던 나에무라 선생이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전 남편으로부터 미온적인 결혼생활과 자신을 만나기 전에 오래 만난 남자가 있었단 이야기도 들었다.


히로미와 친했던 쓰키무라 루미로부터 오래전부터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짧게 남자 친구를 설명한 이야기를 들었다. 또, 루비 목걸이를 받은 것도 마쓰미야에게 알려줬다.

 

나에무라 선생의 처제로부터 언니는 나에무라의 외도 때문에 이혼한 사실을 들었다. 바람을 피운 증거로 ‘루비 목걸이’라고 했다.


가가 형사는 히로미의 집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들고 나와 오두막에서 죽은 남자와 DNA를 검사하려 했다. 그전에 사건의 경위가 드러났다.

 

히로미의 어머니는 능력은 없지만, 착한 남편을 못마땅했다. 어머니는 밤늦게 들어오는 횟수가 잦았다. 결국, 아버지인 '다다오'와 이혼을 핑계로 집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집을 떠날 때, 위자료 대신 돈이 될 만한 것들을 몽땅 들고나간 것도 모자라 사채까지 쓰고야 말았다. 돈을 받으러 온 사람들은 돈을 갚지 못하면 히로미를 데리고 갈 작정이었다. 그렇게 야반도주를 한 다다오와 히로미는 한 여관에 묵게 되었다. 식사하러 간 곳에 한 남자는 다다오가 없는 사이에 히로미에게 접근했다.


돈이 급한 히로미는 몰래 빠져나와 낯선 남자의 차에 탔다. 남자는 눈이 뒤집힌 채로 히로미를 덮쳤다. 뒤늦게 정신 차린 히로미는 그만하자며 나오다가 남자와 실랑이가 있었다. 저항하다 결국, 그 남자를 죽였다. 이 사실을 안 다다오는 자신이 뒤처리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애초부터 다다오는 이곳에서 죽을 생각이었으나, 생각을 바꿨다.

 

히로미는 자신의 아버지가 죽었다며 거짓 진술했고, 다다오는 죽은 자의 옷 속에서 지갑과 방사선 관리 수첩을 갖고 새 삶을 살았다.


히로미는 보호시설에 들어갔다. 그 후로, 다다오와 히로미는 편지로, 다리에서, 호텔에서 몰래 만났다. '나에무라 선생'은 히로미가 떠난 뒤로도 꾸준히 그녀와 연락하고, 챙겨줬다. 그런 모습에 히로미는 나에무라 선생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 후로 히로미는 연극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에 도쿄로 상경했다. 이에 나에무라 선생도 아내와 이혼하고, 선생을 그만두고 히로미의 곁으로 가고 싶어 했다.


자신의 길을 찾게 되자, 히로미는 점점 니에무라 선생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니에무라 선생은 히로미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긴 줄 알고, 미행하다가 다다오를 마주쳤다. 다다오는 어쩔 수 없이 니에무라 선생을 죽였다.


히로미를 만난 미치코도 그날 밤에 떠나지 않고, 다음 날에 히로미의 연극을 봤다. 그곳에서 다다오를 만나, 그의 집까지 따라갔다가 봉변을 당했다. 다다오는 더는 도망치기 싫었고, 죽으려고 하자 오히려 히로미가 덜 고통스럽게 눈을 감도록 해줬다.

 

사건이 해결했고, 마쓰미야는 히로미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 편지는 가가 형사에게 주기 위해 다시 도키코에게 갔다. 그녀는 이 편지를 읽은 가가 형사의 모습을 상상하며 이 책은 끝났다.

 

실로 오랜만에 재밌는 소설을 읽었다. 처음에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지나가서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도 못 했는데 이렇게 멋지게 마무리를 짓다니 감탄했다. 읽는 내내 지루할 틈 없이 몰입해서 읽었다.


마쓰미야와 가가 형사가 히로미의 주변 인물을 수소문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얻고, 등장인물의 숨겨진 과거 이야기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의 윤곽을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과 속도는 매우 흥미로웠다.


떡밥을 뿌려놓고 회수하면서 전혀 어색하거나 과장스럽지 않았다. 이야기가 전개가 자연스럽고, 등장인물의 가슴 아픈 사연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는 ‘가가 시리즈’의 마지막이라 더욱 짜임새 있고, 멋진 마무리를 짓고 싶었나 보다. 그의 바람대로 이뤄졌으니 얼마나 뿌듯해할까? 이 책을 다른 지인에게도 추천해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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