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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 하야마 아마리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7.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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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처음 봤을 때는 3년 전이었다. 한창 서점에서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있었다. 그때, 문득 이 책을 읽었다.


시간이 지나 여자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했다. 또 세월이 흐른 지금, 아무렇지 않게 이 책을 꺼내서 다시 읽었다. 이번에는 한 번에 쭉 읽어나간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읽었는데 감동은 여전했다.

 

첫 번째 이 책을 접했을 때엔 용기와 감동을 얻었다면, 두 번째에는 반성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이 책의 주인공은 그저 그런 직장을 다니며 생계를 이어나갔다.


3평 남짓한 원룸에, 주위에 남자친구는 물론, 친구도 없이 그런 우울한 나날을 이어갔다. 그녀보다 나는 너무 많이 갖고 있다. 번듯한 직장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포근한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그녀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사랑하는 이와 소중한 친구들까지 있음에도 나는 첫 번째 읽었을 때와 두 번째 읽었을 때와 삶의 태도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체된 내 모습과 이미 확실히 달라진 그녀를 비교할수록 내가 더욱 초라했고 비참했다.

 

일 년에 단 한 번뿐인 그녀의 생일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떨어진 딸기를 주우면서 생을 마감하려 했지만, 그마저 용기까지 없었다.


결국, 그녀는 1년 뒤에 라스베가스로 가서 화려하게 죽기로 했다. 1년이란 한정된 시간 안에 아마리는 몸도 마음도 달라졌다. 가만히 있기보다 그녀는 적극 찾아다녔다. 기회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만들었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밤에는 바에서 일을 했다. 심지어 주말에는 누드모델을 했다.


남들이 보면 꺼리고 선입견을 품을만한 직업이었지만, 그녀에게는 그곳을 통해서 소중한 사람들을, 이후에 동창회에서 자신의 꿈을 지지해줄 친구까지 만들었다. 카지노 블랙잭 게임을 연구하고, 영어회화를 공부하며 간절한 목표를 이뤄나갔다.


보잘것없는 그녀의 외적인 모습은 점점 아름다운 여성이 되어갔다. 경험을 통해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그녀가 멋졌다.

 

그녀는 목표를 끝내 실현했다. 라스베가스로 떠나 예쁜 옷을 입고 다양한 음식을 맛봤다. 또, 멋있는 남성과 즐거운 데이트를 하면서 황홀한 순간을 맘껏 즐겼다.

이곳에서의 마지막은 카지노에서 여태 모아둔 돈을 다 쓸 작정이었다. 12시 넘어가기 전까지 블랙잭을 한 후, 그녀의 방에 돌아와서 확인했는데 잃기는커녕 5달러 정도를 딴 것이었다.


문득 아마리는 삶의 의미를 깨닫고는 죽는 것을 포기했다. 새로운 삶을 얻은 것 마냥 더욱 의미 있게 살 것을 다짐했다.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아마리'는 정직원이 될 수 있음에도 직장을 그만뒀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바에도, 누드모델도 하지 않았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녀는 투자관리자로 승승장구를 달리면서 이전보다 훨씬 달라져 있었다. 결단력이 있는 그녀의 용기가 정말 부러웠다. 어디서 그런 것들이 뿜어져 나올까이란? 생각은 목표에서 멈췄다.


흔히 목표나 꿈이 없는 사람을 '살아있는 송장'이라고 한다. 그동안 나는 어떤 꿈과 목표가 있었지만, 너무 현실성이 없거나 흐릿했다. 여태 추진하는 힘이 부족했다. 그녀도 한때 나와 같았다.


얼굴은 반반하지 않았지만, 명문 대학을 다니는 남자와 막연하게 결혼하려 했으나, 그녀의 생각을 읽은 남자는 냉정하게 이별을 고했다. 그런 그녀가 명확한 목표와 꿈을 가지면서 놀랍게도 변화가 일어났다.


흔한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낡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이제는 자신을 믿고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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