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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괭이부리말 아이들 / 김중미

서재

by 이정록_06 2020. 9. 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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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어머니께서 마트에 다녀오셨는데 맛있는 것들이 듬뿍 있는 것을 보고 신나서 풀어헤치다가 책을 발견했다. 그때 당시에 독서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책이니까 읽어보라고 말씀하셨다. 책을 거의 10년 만에 다시 읽었는데 세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책 상태는 깔끔했다.

 

 

 

'괭이부리말'이란 곳은 인천에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빈민지역이다. 왜 그런 이름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며 그냥 괭이갈매기가 있어서 그렇게 불렸을 것 같다. 이 가난한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았다. 동수와 동준은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있다. 그들을 버리고 떠나버린 어머니와 돈을 벌기 위해 떠난 아버지의 빈자리가 생각보다 컸다, 동수는 불량 학생들과 어울렸다. 접착제 흡입하면서 삐뚤어졌는데 우연히 영호를 만났다. 그는 어머니를 여의고 그 공허감을 이 두 녀석과 지내면서 채워나갔다. 동수의 친구인 명환은 집에서 쫓겨나와 영호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숙자, 숙희는 동준과 함께 지내는 유일한 친구들이다. 그녀들은 쌍둥이지만, 성격이 매우 다르다. 활발하고 감정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숙희, 똑똑하고 속 깊은 숙자는 집을 나간 어머니를 매우 그리워했다. 술만 마시면 폭력적으로 변하지만, 멀쩡한 상태에서는 한없이 자상한 아버지는 임신한 어머니를 겨우 데리고 왔다. 비록 가난했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평소보다 무리하게 일을 하는 아버지가 그만 작업 도중에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 목숨을 잃었다. 아버지를 잃은 숙희, 숙자, 어머니는 슬픔과 고통 속에 지내고 있었다.

 

 

 

영호는 어릴 적에도 수없이 많이 봐왔다. 동수와 같은 친구들을. 동수만큼은 나쁜 길로 빠지게 그냥 둘 순 없었다. 동수에게 다가갈수록 동수는 도망갔다. 그는 가출했지만, 경찰서에 붙잡혔다. 이번이 두 번째라 쉽게 나오지 못한다는 말에 걱정이 앞섰다. 교도소로 가는 것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 했다.

 

 

 

영호는 거금의 변호사 선임비를 통해 겨우 동수를 빼낼 수 있었다. 영호는 동수가 숙자의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기를 원했지만, 명희는 거절했다. 명희는 어릴 때, 괭이부리말에서 살았다. 오직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으로 악착같이 공부해서 교사가 되었다. 부임을 받은 지역으로 이곳에 오게 되어 대단히 기분이 불쾌했다. 그렇게 완강하게 거부했던 명희도 조금씩 생각이 바뀌면서 영호의 부탁을 들어줬다.

 

 

 

숙자를 통해 닫혀있던 마음이 조금씩 열면서 진심으로 그들을 받아들였다. 그렇게 삐딱했던 동수도 따뜻한 사람들의 노력에 감동했는지 어두웠던 지난날을 청산하기 시작했다. 어울렸던 일행들을 끊어냈고, 신문 배달하면서 야간학교에 다니려고 했다. 아르바이트 한 돈으로 그동안 감사한 사람들에게 선물하는데 마음이 뭉클했다. 명환도 자기의 장점을 살려 제빵 관련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각기 다른 슬픔을 어루만지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따뜻해졌다. 그들은 크리스마스 파티, 김장하기, 명희가 다시 괭이부리말로 이사하면서 더욱 돈독해졌다. 이 책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영호의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에 이 아름다운 만남과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가난한 삶 속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밝게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흐뭇했고 감동했다. 만족하는 삶과 성장하는 인생에 대한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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