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작가의 책을 들여다봤다. 늦은 밤에 집중하기도, 몰입하기도 귀찮아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을까 했는데 마침 이 책이 있어서 이틀에 걸쳐서 편안하게 정독했다.
이 책은 컴퓨터 교재보다는 작았지만, 웬만한 책들에 비해 길고 컸다. 겉표지도 조금 딱딱하고 곳곳에 들꽃 그림을 볼 수 있는데 작은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는 우리 사회의 크고 작은 문제들을 언어유희로 풀어냈다. 유쾌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작가가 비판하고자 하는 부분 공감했다. 정신의 궁핍과 정체를 알 수 없는 욕구 불만에 대해 설명했다. 이 문제들은 자존감을 갉아 먹는다. 찢겨 구멍이 난 내면의 공간에 무엇이든 어떻게든 채우려고 한다. 잘못된 방식으로 집착과 소유욕이 생겨나는데 반드시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싶다면 속물근성을 버릴 것을 말하고 있다. 속물근성이야말로 인간의 품위를 가장 저급한 수준으로 전락시키는 최악의 질병이라고 표현했다. 과연 속물근성이란 것이 어떤 걸까 하고 잠시 생각해봤다. 물질보다 정신에 가치를 부여하고 외면보다 내면에 중점을 두고 건강한 정신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경영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이외에도 이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상념에 빠지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생에 관한 가치기준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즉, 성숙해진다는 뜻이다. 내면적 깊이를 형성하게 되면 저절로 여자로서의 매력이 형성된다. 출중한 미모를 간직한 여성은 일시적인 사랑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만 출중한 매력을 간직한 여성은 영속적인 사랑으로 이끌어갈 가능성이 높다.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떠나간 사랑에는 그대가 쓴 시를 보내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건 연애 조언처럼 들렸다. 여성들은 환상을 좋아하면서도 현실과 거리가 먼 생각만 하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이 부분은 전적으로 동감했다. 상대는 내가 바라는 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문인은 풍년인데 문학은 흉년이라 표현하며 지금 불량 문예지에 대해 비판했다. 최근에 너도나도 책을 출판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데 어떤 사람은 1달 만에 책에 담을 내용을 다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전국을 돌며 강연회를 하고 싶다는데 염불보다 잿밥에 더 관심이 많다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을 때는 마음에 새겨두고 싶은 것들과 느끼는 부분이 상당히 많았는데 며칠 사이에 잊어버렸다.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쓰려니까 생각이 나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가볍게 읽되, 머리와 가슴으로 읽어야겠다.
“한 여성이 사랑 때문에 한 번씩 상처를 받을 때마다 이 세상에 꽃들이 한 송이씩 피어난다. 그 사실을 그대가 모른다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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