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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저 청소일 하는데요? / 김예지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0. 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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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느낌을 주는 에세이 책을 발견했다. 예전에도 어디서 한 번 본 적이 있어서 더욱 눈길이 갔다. 도서관에 신간코너에 있는 책을 재빠르게 빼내어 대출했다.

 

 

작가는 현실과 이상을 절충했다. 어머니와 함께 청소 업체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꿈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이 출판하고도 그녀는 여전히 청소일을 하고 있다.

 

 

책은 아주 읽기 편했다. 만화 형식으로 3시간 만에 책을 후딱 읽었다. 빛나는 문장을 곱씹어 보지도 않았다. 이렇게 북리뷰를 남기지 않았다면, 금세 까맣게 잊어버려 읽지 않은 상태가 되었을 것이다.

 

 

직업에 귀천은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은 직업의 귀천이 존재하고 있다. 높은 연봉을 받거나 안정적일수록 귀한 직업으로, 흔히 더럽고 위험하고 어려울수록 천한 직업으로 안타깝게 서로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청소일을 하는 작가는 늘 마음이 불편했다.

 

 

책을 덮고 난 뒤 나 역시 직업으로 타인을 판단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작가는 강연하다가 누군가에게 이런 질문을 받았다. ‘남의 시선을 어떻게 이기나요?’ 작가의 답변은 단순했다. 이기려고 하지 말고 견딘다.

 

 

사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쉽게 할 수가 없다. 길에서 우연히 지나가는 사람이 빤히 쳐다보면 괜히 내 얼굴에 뭔가 묻었나? 내가 입고 있는 옷이 이상한가? 이런 생각만 든다. 내가 입고 싶은 옷, 먹고 싶은 음식, 하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일, 좋아하는 것이 있음에도 남의 시선을 넘어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작가의 말처럼 자신의 판단에 믿음을 가지고 견뎌 나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책에서 훌륭한 문장을 찾았다. ‘[책임감]은 나 자신을 독립적으로 만들고, [성실함]은 나에게 자신감을 주고 [꾸준함]은 내가 나를 믿게 한다.’

 

 

작가는 끊임없이 스스로 성찰했다. 늘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만의 방식을 찾아갔다. 인생의 책임자는 본인이라는 것을, 정해진 길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각자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결과 책임감과 성실함 그리고 꾸준함을 통해 성장해가는 작가가 멋있었다. 작업실을 구하고, 콤플렉스였던 치아를 교정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인 독립을 한 건 정말 부러웠다.

 

 

‘누군가 나에게 무엇이 되고 싶으냐고 물어본 그 말들이 생각되고 고민이 되어 지금의 내가 원하는 무엇이 된 걸까? 누군가 물어봐 주지 않았다면 나도 엄마와 같았을까?’

 

 

젊었을 적에 작가의 어머니께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자신의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오셨다. 반면에 나는 수없이 꿈에 대한 질문을 받고도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반성하자. 나를 위해서라도.

 

 

작가의 어머니는 귀여우셨다. ‘비염인가?’ 부분이었다. 차량이동 중에 작가가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옆에 있는 어머니께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전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작가는 코에 염증이 생겨서 냄새나는 걸로 알고 병원에 가야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어머니가 병원 가지마라고 하셨다. 실은 어머니가 방귀를 뀌었던 것이다. 작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배신감을 그림으로 나타냈는데 재밌었다.

 

 

작가는 책에서 청소업자의 고충과 30대 어른이 갖는 고민을 이야기했다. 글과 그림을 통해 사람들과 교감을 나누길 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여 자신의 언어로 말하며 살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마무리 짓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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