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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좋아하는 일을 계속해보겠습니다 / 키미앤일리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0.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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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신작 코너’에서 발견했다.(1년 전) 가볍게 읽기에 좋은 책인 것 같아 별 고민 없이 들고 나왔다. 이 책은 남편이 글을, 아내가 그림을 그려서 탄생했다. 부부가 직접 참여해 완성한 책이라 그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책이지 않을까 싶다.

 

 

 

이들 부부는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직업을 가졌다. 대단한 성공을 이룬 건 아니지만, 그들이 진정 원하는 삶의 기준에 맞춰 만족하며 즐겁게 사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

 

 

소소한 그들의 일상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다. 왁자지껄, 좌충우돌 같은 시끄러운 분위기가 아니라 일정한 리듬을 느낄 수 있는 차분한 분위기였다. 감성적인 남성 작가의 이야기는 담백하고 깔끔했다. 괄호 속에 추가로 농담과 부가설명을 쓴 것을 통해 작가가 섬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들은 부산에서 남해로 다시 부산으로 거처를 옮겨 다녔다. 현재 부산에서 계속 지내고 있지만, 남해에서 보낸 시간을 추억하는 동시에 그리워하고 있다. 도시에서의 삶이 복잡하고 번잡해 충동적으로 남해로 터전을 옮겼다.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유유자적 자연을 벗 삼아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며 만족스러웠다.

 

 

작년에 하동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녹색 풀과 빨간 꽃이 핀 배롱나무가 있는 70년이 훌쩍 넘은 멋진 고택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낮엔 마을 구경하다가 팥빙수와 호빵을 먹고 돌아와선 맥주 한 캔을 마신 뒤 낮잠을 잤다. 저녁엔 윗동네에 있는 주막에서 김치찌개와 해물파전을 먹으면서 소주 한잔 걸쳤다.

 

 

숙소로 돌아와서 야외 테이블에 누워 별을 헤아리다 갑자기 별똥별이 떨어져 눈을 감고 느닷없이 소원을 빌기도 했다. 아침엔 알람이 아닌 새 소리에 잠을 깨고, 정원에서 장난치는 고양이 가족을 구경하면서 아침 식사를 했다. 나에겐 충분히 특별한 순간들이었고, 최고의 여행이었다. 이들 부부가 그토록 남해에서 지낸 시간들을 그리워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짧았지만, 나도 그렇게 행복했으니까.

 

 

그럼에도 이곳에도 불편한 것들이 있었다. 남해엔 아직 수도 시설이 되지 않은 곳이 있는데 이들이 그 지역에서 살았다. 그들 인생에서 물이 담긴 페트병을 가장 많이 샀다. 이외에 추운 겨울에 보일러가 고장 나 옷을 잔뜩 껴입은 채로 덜덜 떨면서 잠을 청한 적도 많았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편안함보다 도시에서 느끼는 삶의 편리함을 누리기 위해 남해를 떠났다고 생각한다.

 

 

언제 남해 쪽에 여행지를 찾다가 ‘바게트 호텔’이란 곳이 있었다. 다채로운 색감이 매우 예뻐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마침 이 책의 부부가 한때 운영했었다. 이것도 나름 우연인가? 부산 해운대 쪽에 ‘바게트 호텔’이 새로 생겼는데 아마 이 부부가 사장님일 것 같다.

 

 

책 속에 그림들이 종종 나오는데 색감이 정말 예뻤다. 엽서가 있다면 고민하지 않고 당장 샀을 것이다. 아마 ‘바게트 호텔’에 가면 더욱 많은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곳에서의 시작은 늘 거창한 목표와 계획이 함께했지만 대부분 내 의지와 능력으로 조절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 이루지 못한 채 끝이 났다. 이런 과정들을 거치면서 목표나 계획보다는 우리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그것들을 더 잘하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싸우면서 발생하는 유쾌하지 않은 감정을 느끼기 싫어 그것을 외면해 버리고자 무늬만 양보인 것을 행한다면 결국은 본질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이 문장을 곱씹어보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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