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밌게 풀어 낸 세계사 책이 있을까? 만약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이 책을 읽었다면 분명히 대만족을 했을 것이다. 관심을 생긴 나머지 다른 세계사 책을 읽어 보기 위해 서점 또는 도서관으로 갔을 수도 있다. 그만큼 어렵고 방대한 내용을 흥미를 유발 시킬 정도로 풀어내었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도 않게 내용을 실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지겨울 틈이 없이 쭉 읽어나갈 수 있다.
세계사를 지리, 지명, 지도를 고대, 중세, 근대, 현대 순으로 전개했다. 뒤죽박죽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에피소드를 나열했다. 뿐만 아니라, 동서양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루고루 책에 실었다. 피라미드, 로마, 게르만족 이동, 적벽대전, 나폴레옹, 간다라 미술, 대항해 시대, 르네상스, 십자군 전쟁, 진시황, 미국 독립, 알래스카, 러일 전쟁 등이 그러했다.
세계사에 굵직한 사건 이외에 신선한 주제들이 있었다. 중동, 근동, 극동의 기준이 되는 곳은? 나폴레옹이 유배되었던 엘바섬과 세인트헬레나섬은 어디일까? 칠레의 국토가 남북으로 긴 이유는? ‘자유’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존재한다고? 세계 3대 운하로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모스크바와 시베리아는 같은 의미를 가진 지명이라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국가는 어디일까? 왜 중앙아시아에는 ‘~스탄’이라는 지명이 많을까? 독일 주변에 ‘~부르크’라는 지명이 많은 이유는? 중국에도 ‘동경’이 있었다고? 제목만으로도 궁금증을 대폭 불러 일으켰다. 하나씩 알아가면서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얻었다.
특히 이 책에서 도시와 지명 그리고 지역의 의미와 어원이 가지는 뜻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첫 장부터 미국 테네시주의 멤피스는 엘비스 프레슬 리가 생을 마친 자택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초창기에 이 도시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아 고대의 유명한 도시 이름을 붙여 번영을 기원했다고 하는데 그 고대 도시가 바로 이집트 왕조의 수도인 멤피스이다.
페니키아어에서 유래한 지명이 많이 남아있다. 시칠리아는 ‘농민의 땅’, 몰타는 ‘피난지’, 카르타고는 ‘새로운 도시’, 리스본은 ‘평온한 작은 만’, 스페인은 ‘토끼가 많은 땅’이 있다. 홍해는 사막의 붉은 모래 때문에 붉은 사막에 둘러싸인 바다라 그리 불려졌다. 흑해는 페르시아 만과 비교해 검은색이라는 인사을 받아 검은 바다라고 이름이 붙었다.
프랑스는 프랑크 왕국에서 이어져 왔다. 프랑크족은 창을 주력 무기로 해서 프랑스의 어원은 ‘창던지기’이다. 태평양은 ‘평온한 바다’, 히브리어로 평화는 ‘살렘’이었다. 경기장에서 흔히 하는 ‘플레이’는 영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나, 원래 몽골 군대의 함성 소리라고 한다. 포르투갈 인이 일본에 머물 때 일본인들에게 과자를 소개했는데 ‘카스티야의 과자’라고 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카스텔라가 되었다.
리우데자이네루는 ‘1월의 강’을 의미하고, 아르헨티나는 ‘은’을 의미하는 라틴어에서, 에콰도르는 ‘붉은 길’을 뜻하는 스페인어에서 유래했다. 아르헨타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의미가 복잡하다. ‘삼위일체의 도시와 좋은 바람의 성모 마리아 항구‘의 뜻을 지니고 있는데 지금은 간단하게 ’좋은 바람‘을 뜻이 되었다.
대단한 뜻을 지니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처럼 지역의 특징을 살린 의미를 갖고 있었다. 권력 있는 누군가가 휘황찬란하게 지은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의해 생긴 지명이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보다 정감 있고, 더욱 예뻐 보였다.
이 책 하나로 충분히 세계사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이 책만으로도 세계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만 같다. 가볍지만, 결코 가볍게만 읽다가 책을 덮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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