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온점서재] 고구려 6 / 김진명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3. 7. 11:00

본문

728x90
반응형

 

 

사유가 죽은 뒤, 고부가 왕으로 즉위했다. 그가 ‘소수림왕’이다.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5년 동안 전쟁을 피했다. 그는 태학을 세우고, 불교를 공인했다.


백성의 삶과 마음을 다졌고, 법을 제정하여 나라의 근간을 다져나갔다. 또한, 지방귀족을 중앙으로 완전히 편입시켰다.


5년이 지나자 고부의 칼끝은 백제로 향했다. 백제를 멸하여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사람을 야만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예법이 아니라 배부름이다.” “공자가 그 모든 일을 시작한 것이다.

 

한족을 천하의 주인으로 군림케 하고자, 세상의 모든 문물이 모두 주나라에서, 즉 한족에게서 나온 것으로 꾸며낸 것이다.” ‘漢’의 전통과 역사를 깨부수는 것이었다.


복조리 대신 ‘福’이라는 글자를 대문에 붙이는 백성을 보고 더는 공자의 유학이 고구려를 집어삼키지 못하도록 해야 했다. 황하문명(주나라)에서 맞설 수 있는 요하문명(은나라)의 ‘韓’을 만들기 위해 구부는 백제 부여 구와 은밀한 동맹을 맺길 원했다.

 

백제 부여구를 설득하기 위해 고부는 전투 경험이 없는 귀족 자제와 왕족을 적진으로 출병시켰다. 이는 전투에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미래를 도모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이런 모험을 단행했다. 부여구와의 회담에서 백제 고구려가 하나의 통일 왕국이 된 후, 대륙의 패권을 쥐는 원대한 꿈을 함께 하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부여 구는 갑자기 숨을 거두는 바람에 고부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예상은 했다. 곧, ‘사마 씨’는 고부를 잠재적 위험으로 간주했다.


그들은 골칫덩어리 고구려를 고립시키기 위해 주변 국가들을 포섭했다. 그 과정이 이 책에서 박진감과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지 않았나 싶다.

 

고구려가 단독으로 요동성으로 출격했다. 고부의 계책으로 전투에서 손쉽게 승리한다. 반면에, 인질이다시피 적진 속에 이련과 고무를 비롯한 황색 깃발 단은 백제군과 죽음을 각오한 채 맞서 싸웠다.


백제군 수가 월등해서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남은 병사를 살리겠단 마음으로 곡창지대에 불을 질러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다. 


“왕에게 필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다. 왕은 무예가 뛰어날 필요도, 지략이 뛰어날 필요도 없어. 그런 것은 다른 자들이 충분히 대신해줄 수 있다.


단 하나, 나라 전체의 중지를 하나로 모아 그것을 정직하게 밀고 나가는 것. 그것만이 왕에게 필요한 소양이야.” 고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왕위를 이련에게 물려줬다. 이내 궁을 떠나기로 했다.

 

을불 시대 여노의 무예를 익힌 종득, 뼈만 보고 신분의 고하를 아는 도굴꾼과 풍수가인 장수, 글쟁이, 자신의 여인 단청만을 데리고 떠날 채비를 갖추면서 ‘고구려 6’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


다소 소수림왕의 이야기가 이렇게 끝난다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7에서도 꾸준히 등장할 같지만, 전개 속도가 경사가 급한 언덕길을 미끄러져 급하게 내려오는 느낌이었다.


이번 편에서는 ‘영토전쟁’에서 ‘문화전쟁’으로 확장되었다. 책 초반에 나온 공자가 주장하는 유학의 어두운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7권에서 고부의 험난한 여정을 담겠지만, 먼저 사유의 동생 ‘무’의 소식도 듣고 싶다.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