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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한자와 나오키 1 / 이케이도 준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0. 3.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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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하는 SNS의 페이지에서 알게 되었다. 도서관의 신작코너에서 누가 집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재빠르게 책을 품었다.


프롤로그에서 일본 경제의 황금기라고 볼 수 있는 1980년대가 나왔다. 작은 회사를 경영했던 한자와 아버지는 대형 거래처가 도산했다. 그 여파로 몰락할 위기에 처했지만, 아버지의 기술력을 믿고 도와준 한 은행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후에 이 이야기를 들은 한자와는 은행 취업을 목표로 삼았다. 1차, 2차, 3차 면접을 가뿐히 통과하여 그는 비로소 산업중앙은행원이 되었다.

 

한자와는 그곳에서 합격한 도마리, 가리타, 곤도, 오시키는 평생 편안히 살 수 있을 생각에 만족했다. 그들의 앞날을 창창했고 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세월이 지나 40대가 된 그들의 미래는 불안했다. 거품이 사라진 뒤에 경제는 위태로웠다. 융자과장인 한자와는 지점장인 아사노 다다스의 급진적인 대출 승인으로 발생한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


짧게나마 검토한 서류만 봐도 대출을 잠시 보류해야 했다. 그러나 지점장은 막무가내 식으로 진행하여 서부오사카철강에게 5억 엔을 대출하는데 승인했다.


뒤늦게 분식회계가 조작된 의심이 있었으나, 손을 써보기도 전에 서부오사카철강의 1차 부도가 일어났다.

 

모든 책임은 한자와가 떠안게 되었다. 지점장은 인맥을 동원해서 나오키를 압박했다. 그럼에도 나오키는 굴복하지 않고 부도를 낸 사장, 히가시다를 쫓았다.


‘부조리한 조직’이란 벽을 마주한 한자와는 포기나 체념보다 호기롭게 벽을 깨부수려고 했다. 그의 끈기와 집념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조금씩 벽에 균열을 가했다.


조사를 진행할수록 히가시다 사장의 음모가 드러났다. ‘계획 도산’하기 직전, 이미 의도적으로 돈을 숨겼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 돈만 찾는다면, 채권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한 줄기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적한 사장과 만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면서 은행 쪽에 그를 돕는 내부자가 있는 것을 알아냈다. 그는 바로 지점장이었다. 외국계 은행에 이체한 것을 찾아내고 돈을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한자와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려는 지점장과 대출대금을 갖고 중국에서 사업하고자 한 사장을 통쾌하게 복수하는 부분이 가장 짜릿했다.


고양이가 쥐를 갖고 놀다가 최후에 물어버리는 식으로 그들을 괴롭혔다. 즉, 당한 만큼 갚아준 것이다. 가족들 생각에 지점장은 이내 그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으나, 한자와는 결코 용서하거나 넘어가진 않았다.


“날씨가 좋으면 우산을 내밀고 비가 쏟아지면 우산을 빼앗는다.” 중소기업 사장이 은행원을 이렇게 표현했다.

 

책에서 나오는 은행의 이미지는 좋지 않다. ‘합법적인 사채업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그런 곳에 한자와 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소설이지만, 다행이다. 한자와는 이성적이고 냉정하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념과 정의가 충만한 사람이다. 그렇다고 이기적인 사람은 결코 아니다. 개인주의자일 뿐. ‘아무도 나를 챙겨주지 않는 이런 정글 같은 세상에서 자신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사회 정의를 구현하면서도 자신의 이익을 확실하게 챙기는 건 정말 배워야 할 점이다. 은행 업무와 관련된 용어들이 나왔지만,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회계 쪽을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외상매출금과 같은 회계 용어는 쉽게 이해했다.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 용어는 주석을 보면서 도움을 받았다.위기를 기회로 만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흘러가서 어색하지 않았고 더 흥미로웠다. 한자와가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위기는 계속 올 듯하다.

 

 

 

[온점서재] 한자와 나오키 2 / 이케이도 준

 

[온점서재] 한자와 나오키 2 / 이케이도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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