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지점에서의 위기를 극복하고 도쿄중앙은행 본사 영업 2부로 발령이 난 한자와 나오키. ‘이세시마 호텔’이 적자가 발생해 발생한 대출 대금을 받지 못한다면, 은행은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후로 당기순이익의 감소, 주가하락, 은행장 교체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은행장의 특명으로 한자와가 이 문제를 담당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한자와는 이세시마 호텔에 관한 정보를 얻어가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 사단이 일어나기까지 숨기고, 감추고, 모른 척한 배후를 찾으려고 하나, 아무도 그에게 자료를 주지 않았다.
호텔의 사장 유아사는 예전에 한자와의 능력과 인품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그가 직접 한자와가 나설 수 있도록 은행 측에 요청했다. 유아사의 의도를 안 한자와는 호텔과 은행의 윈-윈할 수 있도록 온갖 노력을 했다.
유아사 사장은 한자와의 설득으로 미국 대형 호텔 체인업체인 포스터의 자본을 받아들이면서 가까스로 부실채권 분류를 피했다. 그래도 아직 한자와가 풀어야 할 것들이 남아 있었다. 사건의 경위는 이러했다.
호텔의 하네 전무는 가족 경영식인 이세시마 호텔의 유아사 사장을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 했다. 도쿄중앙은행의 오와다 상무와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
오와다 상무의 딸은 금융청 감사관인 구로사키 슌이치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었다. 그래서 오와다 상무는 구로사키에게 일급비밀을 몰래 알려주고 있었다. 한편, 한자와와 도마리의 동기인 곤도는 파란만장한 꿈과는 반대로 이리저리 치이다 결국, 다미야 전기로 파견 나가는 신세가 되었다.
그는 회사에서 무사안일주의로 방만 경영하는 것을 더는 참지 못하면서 문제들을 들쑤시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3천만 엔이 대여금으로 빠진 곳이 오와다 상무의 아내라는 것을 알아냈다. 드디어 한자와와 곤도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다.
오와다 상무는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부하 직원을 통해 곤도를 회유했다. 파견직을 그만하고, 본사로 들어와 본인이 희망하는 부서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고민을 거듭한 곤도는 한자와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한자와는 곤도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해했다. 은행장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오와다 상무는 부하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그러나 한자와는 그동안 모은 증거들을 명명백백 밝혀냄으로써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난 기본적으로 성선설을 믿지요. 하지만 당하면 배로 갚아준다.”라고 말한 한자와는 오와다 상무를 비롯한 교바시 지점에서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을 굴복시켰다.
본사로 발령받은 곤도, 다시 회사를 정상 궤도로 진입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유아사 사장처럼 희망적인 것과는 달리 한자와는 좌천과 다름없는 인사발령을 받았다. 옛 T와 옛 S와의 세력 다툼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게 이 책의 최고의 반전이 아닐까 싶다.
1편보다 2편은 확실히 스케일이 커졌다. 오사카에서 도쿄로 바뀐 것만 해도 알 수 있다. 갑의 횡포, 세력 간의 다툼, 비리, 을의 도전을 재밌게 녹여냈으며, 이세시마 호텔, 다미야 전기회사, 도쿄중앙은행과 산업은행의 합병, 금융청과 같은 무대는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다만, 초중반은 생각보다 살짝 지루했다.
결말을 위한 떡밥이 쏟아졌을 뿐, 1편에서 파헤치는 한자와의 모습이 겹쳐졌다. 정보 수집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들도 1편과 비슷했다. 물론, 책을 띄엄띄엄 읽었기 때문에 흐름이 깨지긴 했다.
떡밥을 다시 회수하는 결말은 훨씬 흥미로웠다. 마지막에 한자와와 대항하는 세력이 끝까지 처절하게 저항하는 것도 나름 괜찮았다. 끝내 한자와는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은 것에 놀라웠다. 그 놀라움은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곧, 3편도 나오는데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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