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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해리 2 / 공지영

서재

by 이정록_06 2020. 3. 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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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지인의 소개로 강철 변호사와 함께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과거 ‘엔젤스윙’에서 부당해고를 당한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 양심적인 증언을 하는 의인인 줄로만 알았는데 자신의 이익 앞에 굴복하여 하나님의 뜻이라며 둘러대곤 백 신부와 손을 잡아버리고 말았다.

 

‘그들은 숨을 쉬는 것조차 거짓이다.’


개개인의 선의를 갈취하며 겉으론 장애인을 돕는 모금활동을 하면서 속으론 기부금을 빼돌려 자신들의 부를 축척했다.


희생, 사랑, 봉사보다 비리, 부패가 더 어울린 백진우 신부와 해리는 SNS에서 면직된 부당함과 장애인 센터장의 부적격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동시에 백 신부는 ‘한이나’와 그녀의 어머니를 고소를 취하하는 행동을 취했으며, 이해리는 무진 시장을 협박하려는 의도된 녹취를 확보했다.

 

‘한이나’와 강 변호사는 이해리가 오랫동안 무진의 실세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동안 얻은 정보들이 고스란히 악의 무리에게 들어가고 말았다.


어느 날, 이해리는 ‘한이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는데 ‘한이나’도 나도 하마터면 그녀의 농간에 넘어갈 뻔했다. 나보다 일찍 눈치를 챈 ‘한이나’ 덕분에 정신 차릴 수 있었다.


이 길고 긴 싸움은 뜬금없이 해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갑작스러워서 자살이 아닌 타살처럼 보였다. 그녀를 조종한 백 신부는 깃털만큼 가벼운 징계를 받는 게 전부였다.


사건은 종결되고 그는 슬금슬금 기어 나와 죽은 이해리를 이용하여 새로운 단체를 이끌게 되었다. 혹시 ‘한이나’와 강 변호사가 그렇고 그런 사이가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둘은 하나가 되었다.


뉴질랜드로 떠나기 직전 ‘한이나’가 과거의 상처를 이겨내고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굳이 사랑전선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릴 적에 백 신부의 성추행을 당한 이후, 마음을 크게 닫은 ‘한이나’가 조금씩 극복해 나가며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추가로 러브 관계를 설정했다고 추측했다.


채수연, 무진시장, 부당해고가 된 여성, 노파에게 받은 돈을 고스란히 사유화한 신부, 최 미카엘 신부를 구타한 신부들은 겉과 속이 첨예하게 다른 사람들이었다.


검은 속내를 절대 드러내지 않고 가식적이고 인위적인 이미지 안에서 사람들을 기만했다. 작은 아버지도 그러했다.


탐욕스런 사람이 어찌 교회에서 존경받는 장로가 되어 사람들 앞에서 뻔뻔하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역겨웠다.

 

이 책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음을 1권 때부터 지레짐작할 수 있었다. 작가는 논란과 의혹이 커져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모든 소설이 그렇듯이 이 소설은 허구에 의해 쓰였다.


만일 당신이 이 소설을 읽으며 누군가를 떠올린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당신의 사정일 뿐이다.’라고 작가는 말한 것 같다. ‘대구 교구’에서 일어난 것을 인터넷을 찾아보니 알 수 있었다.


허구라고 하면서 왜 세월호, 박근혜/ 최순실 비리 게이트를 넣었을까? 영화처럼 화끈하고 명쾌하게 끝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정말 현실적인 열린 결말이라 맥이 빠졌다.

 

책을 덮은 후, 무진에서 느낄 수 있는 축축하고 무겁고 앞이 보이지 않는 그런 안개를 본 듯 갑갑했다. ‘종교는 번민하는 자의 한숨이며 인정없는 세계의 심장인 동시에 정신없는 상태의 정신이다.


그것은 민중의 아편.’과 ‘인간은 변하지 않아요. 만일 변한 친구가 있다면 우리가 어려서 그를 잘못 본 거예요.’은 이 책에서 핵심적이고 인상적인 문장이었다. 타락하고 부패한 종교와 인간을 향해 비판한 것임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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