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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오늘의 인생 / 마스다 미리

서재

by 이정록_06 2020. 3. 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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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짱의 연애’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때엔 그림만 빠르게 보고 넘어가느라 어떤 내용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았다.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담은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 한 번 읽어보게 되었다.사실 이 책에 큰 관심은 없었다.


SNS에 팔로우한 사람이 책 출판사에서 일했다. 한때 주구 창창 마스다 미리의 책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덕분에 책이 익숙해졌고,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번만큼은 그림뿐만 아니라 글까지 꼼꼼하게 보려고 했다. 거짓말 보태지 아니하고 거의 1시간 만에 후딱 읽었다.

 

여성 주인공의 솔직하고 잔잔한 일상 이야기는 재밌었다. 하루에 느낀 감정과 일화들을 풀어내는데 거창하지 않았다.


오히려 급히 마무리 식의 전개는 여운을 줄 정도였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서부터 물건들을 던질 정도로 아버지와 큰 다툼이 있었다.


그들이 소심하게 던진 물건들은 죄다 비싼 TV 옆을 피해 갔다. 뒷정리는 항상 어머니가 할 거라는 불편한 마음을 가진 채 집을 빠져나왔다. 이대로 그녀의 집에 가기 싫어 근처 호텔에서 푹 쉬었다.

 

책 끝에는 아버지가 82세에 돌아가셨다. 서로 으르렁거렸지만, 이제 더는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주인공은 울적했다.


따뜻한 고로케와 군고구마를 보면서 문득 아버지를 떠올렸다. 이 책의 마지막을 아버지를 기리는 글로 끝냈다. 괜히 이 책보고 난 뒤에 거실에 계신 부모님 얼굴을 한 번 보고 다시 내 방으로 들어왔다. 

 

마스다 미리가 여행 내내 도서관에서 지냈다. 나를 포함해 이런 특색 있는 여행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일본 도서관은 우리나라와 달리 지역마다 독특한 도서관이 있는지 궁금했다.


‘기후 시립 중앙도서관’이 유명해 새로운 도서관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사흘 동안 독서 삼매경에 빠졌는데 사실 부러웠다.


다음에 서울에 여행을 간다면 반드시 ‘별마당 도서관’과 ‘중고서적’을 예쁘게 진열된 곳을 갈 것이다. 부산 영도에 있는 ‘손목서가’도 가보고 싶다.

 

일단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오누이 북앤샵’부터 가봐야지. 이리저리 치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행복하고, 무작정 호텔에 가서 푹 쉬고, 길고양이를 야생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꽃에 있는 벌레를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고는 발로 질끈 밟아버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기도 했다.


늙은 아내의 하얀 머리를 뽑아주다가 검은 머리까지 뽑아 당황한 남편을 불쌍하게 느끼고, 타인의 호의가 담긴 선물에 감사히 받고 기꺼이 나누기도 하고,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가 아닌 다리 밑에서 태어났다는 말을 듣고 의아했고, 자기 생각을 속으로 표현하고, 카페에 들어왔다가 정작 마시고 싶은 게 없어서 소심하게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가끔 폭풍 쇼핑하는 평범한 일상으로 가득하다.


특별함과 새로움보다 익숙함과 편안함이 넘치는 책을 즐겁게 읽었다. 앞서 출판사에서 일하는 사람이 왜 그렇게 마스마 미리의 책을 소개를 했는지 알 것 같다.


친절한 점원의 센스 있는 말에 흐뭇하기도 하고, 무례한 사람들을 경멸해보고,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나무를 꾸며보기도 한 작가의 일상과 감정을 충분히 공감했다. 나도 모르게 내 경험을 작가의 이야기에 덧칠하면서 공감했다.


인터넷으로 마스다 미리 시리즈를 검색했는데 책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족히 20권은 넘었다. 이걸 어떻게 읽을까?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단숨에 읽어나가는 것보다 조금씩 천천히 읽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단 도서관에 5권 정도 있으니까 그걸로 먼저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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