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통해 류시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지구별 여행자”란 책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 책인지 책 뒤편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작가가 '인도'를 두루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토대로 만든 책이다. 특히, 작가의 특유의 돌려서 비유하는 화법 때문에 책을 읽을수록 재미가 있었다.
인도의 생활 속 모습을 보면서 큰 깨달음보다 소소한 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가난한 목걸이 장수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그에게 집 짓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돈을 주었다. 세월이 지나, 아름다운 집을 상상했다. 현실은 가이샤는 더 늙고 더 가난했다. 그는 벽돌을 살 수 있었지만, 운반비를 비롯한 것들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 또, 폭우가 내리는 바람에 벽돌마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 아픔이 있었는데, 가이샤는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힘을 내는 모습에 대단했다.
또한,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할 때, 그들은 골프를 칠 때마다 방해꾼이 등장했다. 바로 원숭이였다. 공이 필드에 떨어질 때마다 원숭이들이 집어가서 엉뚱한 곳에 떨어뜨리곤 했다.
자연스럽게 경기는 지연되고 매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그들은 담장을 두 배로 높이기까지 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결국, 영국인들은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 원숭이가 공을 떨어뜨린 그 자리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행운과 불운이 일어났다. 여기서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 우연히 행운과 불행이 다가오지만, 마음의 자세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극복 또는 포기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인도에 대한 호기심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인도는 열악한 환경, 불안정한 치안, 무질서로 안 좋은 생각들로 가득 넘쳐났다. 무질서도 그들에게는 나름 보이지 않는 규칙으로 보였다. 부정적인 시선에서 본 모습을 그들의 문화라고 생각하니까 조금씩 인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인도인들의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과 명상하는 것은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인도여행에서 정말 힘들고 괴로운 적이 무수히 많았을 것이다. 인도에서 강도를 만나고 기대했던 숙소가 아니라 열악하고 더러워서 기분이 상하기도 했다. 낯선 곳에서 밤새 주검과 같이 있었기도 했다. 작가는 이런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는 것인데 마치 내가 인도여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순박하고 유쾌한 인도인의 모습을 보이지만, 영악하고 뻔뻔한 허풍스러운 자들도 만나는데 이런 자들을 조심만 한다면 좋은 여행이 될 것 같다.
여행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자신이 계획했던 여행에 차질이나 문제가 생기는 경우, 짜증 내지 않고 그냥 받아들이다. 이것도 여행 일부라고 마음을 열면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여행 에세이를 읽으니 무엇보다 무작정 여행을 떠나던 지난 날이 그리웠다. 현재 '코로나 19' 때문에 어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이렇게라도 재밌는 책을 읽어서 조금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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