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마스다 미리 작가의 책을 접했다, 그날 밤, 운동하고 난 뒤에 오랜만에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책을 읽었다. 예전 작가의 책은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종종 읽곤 했다. 책은 총 137페이지라 금방 읽었다.
작가는 꼭 쓰고 싶은 이야기가 세 가지 있었다. 바로 엄마와 여탕 그리고 자신의 고향, 오사카였다. 이미 엄마라는 여자, 여타에서 생긴 일이라는 제목으로 책이 출간했다. 이후, 드디어 작가는 세 가지의 꿈이 실현했다.
작가는 스물여섯 살까지 오사카에서 자랐다. 그 이후, 도쿄에서 10년 동안 살고 있다. 도쿄에 사는 오사카 사람의 눈으로 고향 이야기를 썼다. 전문가의 시선에서 오사카의 특유의 문화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통계나 문화를 상세히 설명하는 것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주관적인 해석이 돋보였다.
책 초반부를 간신히 읽고 나서 좀처럼 공감할 수 없어서 힘들었다. 특히, 오사카 사람들의 습관, 행동, 말투를 그림 위주로 표현했다. 한 장에 총 16컷이 담겨 있는데 시시한 내용이 대다수라 ‘아 그렇구나,’라고 해야만 뒷장으로 넘길 수 있었다.
‘오사카 도레미’가 있었다. 오사카 말을 ‘도레미’로 표현했는데 선생님(솔파파), 아안녀엉(솔파~솔파), 노올자~(파파솔~), 여러부운(파솔파파)에 집중력이 확 떨어지기 시작했고, 더는 책 속에 있는 글들이 더 이상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오사카 아재 개그를 차근차근 설명하는데 ‘카’로 시작하는 ‘카’세트 = ‘카’레 우동과 ‘카’야쿠고항 세트, 된자 된통 바른 돈가스 = 평범한 된장 돈가스 이런데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작가는 오사카 지역 사람들이 특징을 유쾌하게 책에 담아 놨다. 오사카 사람들은 무조건 오코노미야키와 밥을 함께 먹진 않는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 사항이라는 거다. 오사카 사람들은 ‘그게 아니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오사카 사람들의 특유의 사투리와 유머러스함을 자랑하듯 아닌 듯 이야기를 풀어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가 리그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오사카 사람들이 에비스바시 다리에 올라가 옷을 홀라당 벗어 던지고 도톤보리 강으로 뛰어들곤 했다. 물론, 작가는 단 한 번도 강으로 뛰어든 적이 없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오사카 말이었다. ‘가탈지다’는 ‘까다롭다’, ‘귀찮은’, ‘어려운’으로는 좀 모자를 때 쓰는 말이다. 작가의 아버지가 자주 쓰곤 한다. ‘덴 찍고 돌아왔다.’는 순식간에 돌아 왔다는 뜻이고, ‘옴나위못한대도’는 어쩔 수 없다는 뜻이다. ‘샤나이’는 별 수 없어라는 뜻이고, ‘쇼모나이’는 재미없다는 뜻이고, ‘교산’은 많이를 뜻이다, 이중에서 ‘차우얀’이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였다. 이유는 알려줄 순 없지만, 정감 있는 단어가 아닐까싶다. ‘아니래도’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오사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에 책에서 나온 오사카 이야기들을 대부분 공감하지 못했다. 실망스러웠지만, 나름 재밌게 읽으려고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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