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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게임의 이름은 유괴 / 히가시노 게이고

서재

by 이정록_06 2020. 1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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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읽었다. 신작은 아니고, 2002년에 출간한 ‘게임의 이름은 유괴’라는 책이다. 관심 도서를 해놓고는 사실상 방치해뒀다가 드디어 도서 대출하는데 성공했다. 책 상태도 괜찮았다.

 

 

주인공 사쿠마 슌스케는 자신이 하는 일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친 광고 프로젝트는 성공을 거뒀다. 어느 날, 사쿠마는 오토모빌 파크의 가쓰라기 가쓰토시 부사장 때문에 몇 달간 노력해온 프로젝트에서 쫓겨나가다시피 하차했다. 그를 대신해 자신보다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스기모토가 담당했다. 사쿠마 슌스케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다. 무작정 가쓰토시의 집 앞으로 찾아갔다.

 

 

사쿠마는 가쓰토시 집의 담벼락을 타고 나오는 여자를 발견했다. 그는 여자 뒤를 미행하다가 결국 둘은 마주했다. 여자는 부사장의 딸, 주리였다. 그녀는 복잡한 가정 사 때문에 가출하다가 고스카를 만나게 되었다. 사쿠마는 부사장에게 복수를 원했고, 주리는 돈을 필요했다. 결국, 둘은 유괴라는 게임을 시작해 가스토시로부터 거액을 뜯어내기로 했다.

 

 

사쿠마 슌스케는 유괴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만들었다. 그는 가쓰토시에게 ‘CPT 오너즈 클럽’의 게시판에서 ‘주리’라는 이름으로 게시물을 올리라고 했다. 이후, 사쿠마와 주리의 의도대로 가쓰토시는 움직였다.

 

 

사쿠마는 자신의 딸이 납치되었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일을 하는 것이 혼란스러웠다. 그의 행동과 말투 그리고 표정에서 전혀 불안하거나 걱정하지 않았다. 사쿠마와 주리의 관계도 발전이 되었다. 서서히 서로 호감이 생겨 결국 그들은 육체적인 관계를 가졌다.

 

 

마침내 그들은 가쓰토시로부터 3억 원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은 시시할 정도로 무난했다. 사쿠마와 주리는 목적을 달성한 뒤, 앞날을 응원하며 헤어졌다. 이후에 반전이 일어났다. 사쿠마는 우연히 ‘CPT 오너즈 클럽 사이트’의 게시판을 확인했는데 가쓰토시는 아직 주리를 만나지 못했다. 며칠 후, 주리는 변사체로 발견했다는 소식에 사쿠마는 충격을 받았다. 자신이 나서지 않으면 주리를 죽인 용의자가 될 뻔했다.

 

 

사쿠마는 지금까지 주리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복동생인 치하루였다. 둘은 사소한 걸로 다투다가 치하루가 주리를 가위로 찔러 죽였다. 가쓰토시와 주리는 의도적으로 사쿠마에게 접근했고, 알차게 이용했다. 모든 사실을 알고 난 뒤, 사쿠마는 약에 탄 와인을 마시고 쓰러졌다. 정신을 잃으면 자신은 곧 죽을 거란 걸 예상했고, 쓰러지기 직전에 히든카드를 말했다.

 

 

정신을 차린 뒤, 그의 앞에는 가쓰토시가 있었다. 그 히든카드는 주리로 행세하던 때의 치하루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요리를 쟁반에 얹어 나르고 있는 사진이었다. 게임의 승자는 누군인지 모른 채 이야기는 끝났다.

 

 

마지막의 반전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그 이유는 중후반부까지 전개가 이상할 정도로 평범했기 때문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라면 이렇게 끝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예상한 대로 판을 흔들만한 무기가 있었다.

그 반전은 괜찮았지만, 마무리하는 것이 아쉬웠다. 매듭을 확실히 짓지 못하고 애매모호했다. 열린 결말을 원했는지 모르겠지만, 허무했다. 맥주 캔을 따서 1/3만 마신 느낌이랄까?

 

 

소설을 읽는 동안 곳곳에 떡밥들이 있었다. 뒤늦게 알았지만, 그것들이 떡밥이 될 줄을 상상도 못했다. 그것들을 회수할 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중후반까지 유괴 게임을 진행할 때, 지루하지 않고,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은 딱 방점을 잘못 찍었을 뿐, 그 이전까지는 제법 흥미로웠다. 한 번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을 정도로 술술 읽어 나갔다.

 

 

“누구나 그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 그 가면을 벗기려고 해서는 안 돼. 누군가의 행위에 일희일비한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지. 어차피 가면에 불과하니까. 그래서 나도 가면을 쓰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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