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자취한 경험이 있다. 한 건물에 대학 동기 한 명은 5층에, 나는 3층에 지냈었다. 집 구조가 조금 달랐지만, 엄청나게 다른 생활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사는 집에 옷을 제외하고는 최소한의 물건으로 나름 깔끔한 편이었다. 반면에 친구는 모든 것이 필요 이상으로 집을 차지하고 있었다. 심지어 정리도 되지 않아 좁은 집은 더욱 좁아 보였다. 그때 당시에 비교적 나름 깔끔했다고 생각하는 나와 그에겐 이런 책을 한번 읽어봤어야 했다.
이 책의 작가는 “미니멀 라이프 스타일”을 통해 삶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정리가 아닌 버리기에 중점을 둬 깔끔하고 아늑한 집 분위기를 바꿨다. 엉망진창이었던 집에서 주말만 되면 나가기에 급급했었는데 이젠 집에서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버려야 할 것들이 쓰이진 않고 막상 버리기엔 여전히 아깝다는 생각에 방 곳곳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언제 한 번이라도 쓸 일이 있겠지?”, “버리고 나면 후회할지도 몰라”라는 생각에 실천하기가 힘들었다.
책에서도 원래 어지러운 방과 필요가 없는 물건을 버린 후 모습의 방이 있었는데 당연하게도 후자가 훨씬 깔끔하고 쾌적해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난 후,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다. 후자의 모습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버릴 수 있는 용기, 변화를 수용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작가도 책을 읽은 후 가장 의욕이 활발할 때, 실천할 것을 추천했다. 그래서 나도 읽은 후, 작은 방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선별했다. 어릴 때 모아둔 그림일기, 때가 지난 쿠폰, 못 입는 옷을 버렸고 정리를 하니까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었다.
취미로 모으는 장식품을 청소하는데 귀찮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수집을 하는 게 아니라 쓰레기라는 표현은 조금 과격하지만 쓸모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 단어가 어울렸다고 생각했다. 쓰레기를 모으는 거라고 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모으는 거라곤 옷, 책 그리고 미니언즈 장난감뿐이다.
옷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빨래하고 옷을 갤 때 수시로 정리를 하므로 해당 사항은 없지만, 책과 장난감을 하나씩 꺼내놓고 청소를 하지 않는데 이건 곰곰이 생각해보고 결정을 해야겠다. 책에서는 책을 디지털로 데이터화를 하면 훨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흔히 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E-BOOK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고 나는 종이로 된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므로 앞으로 고민해봐야 할 사항이다.
책에는 인테리어 컨셉트별 스타일 노하우를 소개가 있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심플한 북유럽 스타일이었다. 소위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른 물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색상에 통일감을 주고 심플한 소파와 낮은 목제 테이블을 해서 따뜻한 분위기를 바탕이 내가 꾸미고 싶은 방과 비슷했다.
마지막 목차를 이루고 있는 장에는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했다. 버리는 것이 끝이 아닌 그 쾌적한 공간에서 만족감을 실현하기 위해 아침에 욕실 청소, 집안일, 글쓰기, 꽃, 지갑 청소, 마사지를 언급했다. 소유보다 소박한 삶으로도 충분히 일상 속에서 행복과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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