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본 적은 있어도 북유럽 신화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영화 “토르”가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한 것만 알고 있을 뿐, 다른 어떤 것도 알고 있지 않았다. 최근에 “토르: 라그나로크” 영화를 재밌게 본 후, 라그나로크의 뜻이 궁금했다. 찾아보다가 북유럽 신화에 관한 책을 발견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신보다 덜 나왔지만, 많은 등장인물을 책 뒤편에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부분이 있었다. 앞 쪽에는 토르, 로키, 오딘은 이 책의 주요 인물이라 자세히 설명한 부분이 있어서 인물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서 토르보다 로키가 더 돋보였다. 오히려 북유럽 신화는 로키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 많았다. 로키는 토르의 아름다운 아내가 잠든 사이에 그녀의 머리카락을 몽땅 뽑아 대머리로 만들었다. 이에 대노한 토르는 로키를 용서하지 않고 그녀를 흡족해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오라고 명령하자, 로키는 소문난 대장장이 난쟁이에 찾아가 서로 이간질하면서 훌륭한 물건을 만들어내도록 했다.
난쟁이들은 궁니르와 묠니르를 비롯한 진귀한 보물들을 만들어 오딘, 토르, 프레이에게 선물로 줬다. 로키의 악행이 오히려 신들에게 득이 되었다. 또한, 로키는 프레이야와 이둔을 심각하게 괴롭히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영리하게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고 호드를 꾀어 발드르를 죽이게끔 했다.
“왜 로키는 이러한 악행을 저질렀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신들로부터 출신이 다른 점에서 차별을 당해왔을 것이다. “넌 어떠한 도움을 우리에게 줘도 우리와 함께 할 수는 없어.”처럼 애초부터 인식을 하고 이들과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이란 존재는 정의롭고 자비롭고 선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러나 여기에 나오는 신들은 그렇지 않았다. 최고의 성벽을 짓기 위해 교묘히 악용하고 약속을 어기게끔 방해하기도 했다. 토르는 홧김에 죄가 없는 난쟁이를 불구덩이로 던지기도 했고, 전쟁에서 수많은 거인들을 죽였다.
오딘은 로키가 몰래 낳은 자식들을 찾아 낸 오딘은 각각 다른 곳에 떨어뜨려 감시와 통제하면서 더 이상 만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렇듯 자신들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서, 절대적인 존재임을 과시하기 위해서 이기적인 행동과 잔혹한 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북유럽의 신화에서 마지막 부분인 “라그나로크”에서는 로키와 다른 신들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로키는 오딘이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로키의 자식들, 지옥에서 온 병사와 사냥개, 수트르, 거인들을 합세해 미드가르드를 포함한 모든 것을 파괴했고 그들은 신들과 함께 죽었다.
마지막 뒤에 찾아오는 것들도 있었다. 물푸레나무 안에 숨어있었던 남자와 여자가 나타났고, 토르의 자식들인 마그니와 모디가 있었고, 발드르와 호드도 지하세계에서 돌아왔다. 그들은 세계의 종말을 지켜봤고 새로운 시작을 함께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이해하기 쉬운 문체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마치 조명의 혜택을 듬뿍 받아 더욱 예뻐진 여자 연예인처럼 말이다. 무엇보다 교훈적이지 않았고, 무거운 이야기도 없이 어릴 때 동화책 보듯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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