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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 서재] 도가니 / 공지영

서재/소설

by 이정록_06 2021. 3.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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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먼저 영화로 접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인물들을 상상하는데 조금 제한적이었다. 자애학교를 운영하는 쌍둥이 형제의 추악한 짓은 영화보다 훨씬 적나라했고 충격적이었다.

 

 

의류 쪽으로 사업한 강인호는 망하기 직전에 그만두고 아내의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장애인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기 위해 무진으로 갔다. 그곳에서 대학교 선배였고 지금은 인권센터에서 근무하는 서유진을 우연히 만났다.

 

 

강인호는 첫날부터 자애학교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날, 우연히 밤에 여회장실에서 수상한 소리를 듣게 되었지만, 그는 모른척하고 지나가 버렸다.

 

 

그의 반 학생인 연두가 학교에 오지 않아 찾다가 행정실장과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 폭력에 무기력하게 방치된 그녀를 구하면서 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무서운 일을 알게 되었다. 그는 서유진에게 도움을 청하고 연두를 비롯한 학생들이 자애학교와 기숙사에서 교장, 행정실장, 박보현 선생에 의해 오랫동안 성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또한, 몇몇 학생은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도 포함하여 그들이 지금껏 행했던 끔찍한 일을 방송사를 통해 널리 알리고, 경찰에 고발했다. 처음에는 강인호는 뇌물까지 행정실장에 주면서 이곳에서 악착같이 버티려고 했다. 자신의 견해와 가족을 생각한다면 앞장서서 이들과 맞설 필요가 없었다. 

 

 

아직 어리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고, 그들을 도와줬던 선생이 즉시 해고가 되는 이런 것을 보고는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을 다짐했다.

 

 

추악한 그들을 처벌하고 아이들이 다시 행복해질 거라는 달콤한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강복 형제는 퇴임하지 얼마 되지 않은 변호사를 선임해 증인과 증거가 충분하지만,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갔다. 또한, 교회 사람들과 그와 연이 닿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희석하고 왜곡했다.

 

 

마치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힘겨웠다. 싸울수록 정의를 바로 세우고 노력하는 사람들만 지쳐갔다. 피해자의 부모들은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것을 이용하여 합의를 이뤄냈다. 쌍둥이 형제의 변호사는 강인호의 과거를 조사해 그가 전교조로 활동했던 것과 과거 성폭행 후 그 여학생이 자살한 사실을 폭로했다.

 

 

결국, 그들은 지은 죄에 비해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 말도 안 되는 판결에 승복하거나 포기하지 않기로 했으나, 강인호는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가 생겨 점점 지쳐갔다. 투쟁하는 곳에서 쫓겨날 처지가 되자, 강인호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는 자기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무진을 떠났다.

 

 

시간이 흘러 강인호는 아내가 추천해준 곳에서 새롭게 적응했다. 자신들을 외면한 그를 원망하지 않고 충분히 이해한다는 서유진의 메일을 읽고 미안함과 고마움을 느끼면서 책은 끝났다.

 

 

학교장과 선생이 학생들에게 저지른 성폭행을 세세하게 표현해서 읽으면서 정말 역겨웠다. 이 책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더욱 충격이 컸다.

 

 

진실을 끝까지 부정하고 외면하는 사람들이 권력과 돈에 의해 움직이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사회적 약자의 인간 존엄성을 처참하게 훼손하고 짓밟은 그들을 용서보다 정당한 처벌을 했으면 하는 생각만 날 뿐이다. 절대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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