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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그 형제의 연인들 / 박경리

서재

by 이정록_06 2020. 4. 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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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박경리' 작가에 푹 빠져서 그의 작품을 유심히 찾아보고 읽었다. 그중 하나를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는데 그것이 바로 '그 형제의 연인들'이었다.

 

직업이 의사인 인성은 처음에 자신이 외래진료를 갔다가 '급성 맹장염'에 걸린 환자에게 더는 자신이 도울 것이 없다며 매몰차게 나갔다.


그 후, 그의 동생 주성에게 붙잡히듯 끌려간 곳은 자신이 다녀온 적이 있는 집이었다. 실은 주성의 친구인 혜준의 누나, 혜원이었다. 할 수 없이 그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주성은 혜원을 몰래 연모하고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주성은 거침없는 행보로 혜원과 연애를 시작했다.

 

인성은 이미 임신한 아내가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썩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몇 번이나 마주친 여성을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 우연을 운명으로 생각한 인성은 진료 간 곳에 그때 본 여성이 있었다.


이름은 규희. 그녀는 몸이 아주 허약했다. 규희도 역시 인성을 호감 있었다. 서로 마음을 확인한 그들은 조심스럽게 사랑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힘들었다. 이미 인성은 결혼한 상태였고, 몸이 약한 규희는 이미 약혼자가 따로 있었다.


비록 그 관계는 끝났지만, 상진은 끈질기게 그녀의 앞에 나타나서 괴롭혔다. 현숙은 인성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의심이 많았다. 끝내 남편의 외도를 알아버린 뒤에 그녀는 규희 집까지 직접 찾아갔다. 모든 사실을 규희의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규희는 친척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 인성은 그곳까지 찾아가 자신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해외로 나가기 직전까지 규희를 만나려고 노력했다.

 

상진은 노선을 변경해 인성의 아내에게 접근했다. 악의를 품고 의도적인 만남을 가지는 것을 인성이 보고 말았다. 그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아내의 잘못을 이해하는 듯했다.


주성은 꿈에 그리던 혜원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어 행복했다. 그러나 혜원은 아니었다. 7살 연상에, 결혼 실패에, 궁핍한 생활이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직장동료인 장용환은 그녀를 좋아했다.


심지어 그녀가 이혼녀인 것도 알아내며, 나이 어린 주성을 남자 친구가 된 것에 분노했다. 취한 것을 핑계로 그녀를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으나, 다행히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용환은 혜원을 붙잡고 실랑이를 하는 것을 본 주성은 그대로 용환을 두들겨 팼다. 결국, 혜원은 주성에게 말도 없이 서울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전남편을 우연히 만났다. 한편, 주성은 그녀가 떠난 것에 충격을 받았다. 참다못해 그는 혜원에게 찾아가 그녀를 다시 서울로 데리고 왔다.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주성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번연 일에 더 집중했다. 본의 아니게 서울로 돌아와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일을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녀도 소용없었다. 끝내 장용환에게 연락해서 일을 부탁했지만, 그를 만난 것을 후회했다.


주성의 부모는 혜원의 존재를 알았다. 아버지는 몰래 그녀를 만나 둘의 관계를 끝낼 것을 부탁했다. 그렇게 문을 박차고 나왔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그곳에서 또 우연히 전남편을 만났다.


그는 그녀와 다시 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하루가 지나 혜원은 전남편과 함께 할 것을 결심했다. 그것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었다. 주성은 갑자기 떠난 혜원 때문에 또 한 번 상처를 받았다.


주성은 자신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양 부모님들은 송애와 결혼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그는 혜원이 있었기에 송애의 마음을 거절했다. 얼마 후, 그녀는 자살했다.

 

그 큰 충격이 있음에도 주성은 혜원을 생각하며 어떻게든 이겨내고 있었다. 인성은 지금껏 주성의 연애를 멀리서 지켜봤고, 조용히 응원 해왔다.


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러 나온 덕수궁에서 그리 찾아다녔던 혜원을 봤다. 그녀의 옆에 전남편도 함께 있었다. 형이 가까스로 자리를 비켜줬다.


주성은 혜원을 저주했으나, 형은 그녀를 옹호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그녀에게 찾아간 사실을 말해줬다. 그날 이후로 주성은 집을 박차고 나왔다. 사실상 형제의 연애는 안타깝게 끝났다.

 

친구의 만류에도 인성은 고국을 잠시 떠나기로 했다. 떠나기 직전에 찾아온 주성과 마주하는 것으로 이 책은 끝이 났다.


형제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 인성은 매사에 미온적이고, 의욕도 없는 현실주의자인 반면에, 주성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나, 처한 현실을 부정하는 이상주의자였다.


물론 공통점도 있었다. 자신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들이 원하는 사랑을 가로막는 높은 벽이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선명하게 나쁜 사람은 없었다. 혜원의 전남편, 규희의 약혼자, 현숙, 주성의 아버지, 장용환은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었고,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반성하고 개선하고자 했다.


상황과 환경에 다소 과격한 부분이 있었으나, 천성이 악한 이들은 아니었다. 책의 구조는 형과 동생을 반복해서 나왔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서 이야기는 풍성했다. 은은하게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고민하다 도피하는 인성과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인성을 보면서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건, 사고가 많은 동생이 안쓰러웠고 불쌍했지만, 그의 성격상 아픔을 이겨내고 잘 지낼 것이다. 마지막에 두 형제가 나란히 서로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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