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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점서재] 꽃같거나 좆같거나 / 김은비

서재

by 이정록_06 2020. 5.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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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Page31'에서 이 책을 봤다. 책을 처음 봤을 때, 내가 잘못 본 게 아닌가? 책을 뚫어져라 봤다.

이내 이런 제목을 쓴 작가의 이름도 궁금했다. '김은비'를 보고 난 후, 더 어색하고 낯설었다. 거부감보다 호기심에 이끌려 이 책을 읽었다. 

 

햇살이 따스하게 들어오는 카페에서 이 책을 2번이나 읽었다. 한 번 읽고는 뭔가 아쉬워서 또 한 번 읽었다. 두 번째 읽을 때에는 글을 곱씹으면서 읽는 속도를 늦췄다. 종종 괜찮은 문장들이 더러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버리고 싶지 않아 반복해서 읽었다. 

 

'아직 연애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해. 할 때가 되면 다 하게 돼 있다고. 그날의 이별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없던 것처럼 오늘의 만남도 마찬가지라고.


' 마음이 앞서다 보면,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진다. 그 행동에 불쾌해질 수도 있고, 점점 불편할 수도 있다. 과하게 당기지도, 과하게 밀지도 말자.

 

그 사람이 첫 연애편지를 주던 날. 그가 반칙했다고 말하면서 편지를 받고 행복해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껏 뿌려졌던 자신의 모든 연애편지가 아깝다고 했다. 자신의 글이 그에게 기쁨이 되고, 감동이 되어, 너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기억될 한 줄이 되었으면 하는 게 너무 예뻤다.


글 쓰는 내내 상대에 집중해서 완성한 편지를 건네고, 그것을 읽고 행복해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즐겁도다. 이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한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바라봐주는 것은 황홀을 곁들인 감동에 가깝다. 나는 웃어넘겼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 말을 이길만한 그 어떤 말도 나는 찾지 못했다. 온전한 나를 향한 그의 찬사는 우리의 사랑을 하나의 예술사로 만든다." 그저 황홀한 문장이다.

 

'꽃 같을 때는 더워. 겨울인데도, 좆 같을 때는 추워. 여름인데도.' 단출한 문장이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한다. 멋진 작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책을 읽는 내내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꼈다. 연애와 이별을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이었다. 보통 이런 책은 느긋하게 읽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느긋함을 즐기며 읽어서 행복했다. 내가 읽은 첫 독립출판 서적을 만족하며 글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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